같이 일하고 싶은 상사 유형

내가 만나 본 똑게 상사

by 태태파파

‘똑부’와 ‘똑게‘, ’멍부‘와 ’멍게‘에 대해 아는가? 직원을 4가지 유형으로 나눈 것이다. 능력에 따라 똑똑하거나 멍청한 타입, 성격에 따라서는 부지런하거나 게으른 타입으로 분류한다. 직장 상사로서 단연 으뜸은 똑똑한데 게으른 ’똑게‘이다.


지금까지 결재 라인에 있던 상사는 10명 정도 된다. 그중에 똑게는 1명, 멍게도 1명, 나머지는 자신이 똑부인 줄 아는 멍부였다. (생각보다 멍게 상사도 만나기 쉽지 않다) 운 좋게 만난 똑게 부장님 덕분에 일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나도 똑게 상사가 되리라 다짐했다.


똑게 상사는 지름길만 찾아다니는 사람 같다. 목적지에 어떻게 하면 쉽게 도달하는지에만 관심을 갖는다. 예를 들어 회사 건물에 폭탄테러 전화가 왔다고 해보자. 똑게 상사는 일단은 직원들을 모두 대피시키고 사람들이 건물로 접근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당연한 소리 같지만 이런 상사는 보기 힘들다. 대부분은 담당자를 불러 꾸짖고 본다. “일을 어떻게 했길래 이딴 협박 전화를 받아!? “ 혹은 ”폭탄테러에도 건물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었어야지!“ 농담 같지만 실제로 이런 식이다. 그런 다음엔 회의를 열고 왜 협박 전화가 왔는지, 왜 건물을 부수려는지 논의한다. 마지막에서야 사람들을 어떻게 대피시킬지 고민한다.


내가 맡았던 사업에 문제가 터져서 부장님께 보고를 드렸다. 사건 경위부터 관련된 내용을 설명하려고 했다. 부장님은 자료를 훑어보더니 내 말을 끊고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라고 했다. 보통은 화부터 내는데 침착하게 해결책만 요구했다. 대안을 듣고 고민하더니 “그럼 그렇게 해”라고 말했다. 감정은 배제하고 핵심만 파악했다.


한번은 팀장님과 싸운 적이 있었다. 사고가 났는데 어떤 법령을 적용해야 하는지 의견이 달랐다. 부장님께 찾아가 각자 설명했다. 부장님은 잠깐 고민하더니 내가 말한 대로 하자고 했다. 팀장님은 못 받아들이겠는지 따로 두 번이나 찾아가 설명했다. 결국 내 결정대로 됐다.


나랑 팀장님은 20살 정도 차이가 난다. 보통 관리자 같으면 저 연차 직원 얘기는 무시할만하다. 그러나 똑게 부장님은 논리가 타당하면 아무리 저 연차 직원이라도 손을 들어줬다. 그 팀장님은 아직까지 나에게 앙금이 있지만 그 건으로 인센티브까지 받았으니 후회하지 않는다.


똑게 상사랑 일하는 게 꼭 편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더 힘들 때도 있다. 나보다 똑똑하기 때문이다. 다 알지만 모르는 척하고 핵심만 다룰 뿐이다. 그래도 똑게 상사 밑에 있으면 성장하는 느낌을 받는다. 뭐가 중요한지 덜 중요한지 파악하게 되고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된다. 앞으로도 이런 분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일 너무 열심히 하지 마라’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