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육아일기, 16개월
오늘 태오가 처음으로 어린이집에 갔다. 오전 9시 30분, 길에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부모님과 손잡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초등학교도 입학식 하나보다.” 조수석에 타고 있는 아내가 창 밖을 보며 말했다. 오늘은 첫날이라 아내도 같이 갔다.
반에 들어가니 아이들이 많이 와있었다. 어린이집 사정상 만 2세 반과 합치게 됐다. 원래는 선생님 1명에 아이 5명인데 선생님 3명에 아이 9명이 됐다. 태오보다 큰 여자아이도 있었고 머리 하나 정도 차이나는 남자아이도 있었다. 이 시기에는 한 두 달도 차이가 큰데 1년 넘게 차이 나니 이제 초등학교 입학한 아이가 6학년 형아를 만난 느낌이었다.
아내를 보니 울고 있었다. 형 누나들 옆에 있으니 안쓰러웠나 보다. 두 손에 장난감을 들고 멀뚱멀뚱 서있는 모습을 보니 나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집에서는 엄마아빠랑 재밌게 놀았는데 어린이집에서는 그렇게까진 놀지 못할 것이다. ‘너무 일찍 보낸 게 아닐까’ ’ 만약 적응을 못 한다면 어떻게든 집에서 돌봐야겠다 ‘고 생각했다.
한 5분 정도 지나니 혼자 잘 놀기 시작했다. 장난감이 다양해서 그런지 혼자 뽈뽈뽈 돌아다니며 놀았다. 선생님도 처음에는 옆에 있더니 태오 보다는 적응 못하는 아이들 위주로 옆에 있었다. 테이블 밑으로 장난감이 들어갔을 때 한 번 아빠를 찾았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
일과가 끝나고 가정통신문을 보니 ‘집에서 많이 안아주세요 ‘, ’ 부모가 돌아온다는 걸 인지시키도록 숨바꼭질 놀이를 하세요 ‘라고 쓰여있었다. 이전에 머리로 이해했을 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몸소 체험하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어느 소아과의사 유튜브를 보니 ‘아이가 부모에게 맞춰야 한다’고 했다. 물론 이성적으로는 맞는 말이고 크게 봐도 옳다. 그렇게 하기 때문에 만 1세에도 어린이집을 보냈고. 하지만 안쓰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만 1세에 어린이집을 보내고 싶은 부모가 얼마나 있겠나.
최근에 아이와 대충 놀아준 것을 반성하게 됐다. 일종의 상실감을 느끼니 아이와 보내는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 아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조금 더 신경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