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육아일기, 16개월
요즘 태오에게 부채질을 열심히 해주고 있다. 아빠를 닮아 피부가 안 좋다. 하도 긁어서 엉덩이에는 빨갛게 줄무늬가 생겼다. 발등과 무릎 뒤도 빨갛다. 나도 어렸을 때 피가 날 정도로 긁었는데 태오도 왠지 그럴 것 같다.
태오 엄마는 피부가 좋다. 고로 내가 원인 제공자가 됐다. 책임을 통감하며 기저귀를 갈아줄 때 열심히 부채질을 하고 있다. 물기를 말린다고 기저귀를 안 채웠더니 오줌도 종종 발사한다. 그래도 요즘 피부가 괜찮아지고 있어서 그 정도는 괜찮은 것 같다.
오늘은 갑자기 봄 날씨가 됐다. 어린이집에서 태오를 데려오니 집이 좀 더웠다. 태오는 아침에 끝내지 못한 자동차 스티커 붙이기를 했다. 태오가 열중하는 동안 난 옆에서 부채질을 했다. 땀띠 날까 걱정됐다.
부채질을 하다 보니 나의 할머니가 생각났다. 난 어렸을 때 할머니가 키워주셨는데 항상 부채질을 해주셨던 기억이 있다. 땀띠 나지 말라고 부채질을 해주시던 그 마음을 나도 느껴봤다. 내가 좀 컸을 때 ‘부채질하시느라 할머니가 얼마나 힘드셨을까’란 생각을 했다.
근데 오늘부로 생각이 좀 바뀌었다. 태오에게 부채질을 해보니 전혀 힘들지 않았다. ‘땀띠 나면 어떡하지’란 생각이 앞서서 그랬다. 나의 할머니도 이렇게 생각하셨을 것 같다. 날 걱정하시느라 힘든 것도 모르셨을 거에 대해 감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