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라이 간호사와 돌팔이 의사

육아일기, 17개월

by 태태파파

“아 왜 자꾸 울어...”


“애 데리고 저 방에 들어가(요)”


데스크에 앉아있던 간호사가 짜증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내 품엔 계속 기침하며 밥도 제대로 못 먹은 아이가 있었고, 내 옆엔 만삭의 몸을 이끌고 병원에 따라온 아내가 있었다. 찾아가서 한 따까리(?) 하려고 했는데 혹시나 진료 볼 때 해가 될까 참고 있었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근처에 문을 연 소아과가 별로 없었다. 아이가 기침이 심해져서 더 늦기 전에 근처 소아과로 갔다. 날이 변덕이 심해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다. 아이는 목이 계속 따가운지 악을 쓰며 울었다.


사람들이 계속 쳐다봤고 데스크에 있던 간호사는 한숨을 쉬고 있었다. 밖으로 데리고 나가기엔 추웠다. 그리고 병원에서 환자가 아파서 우는 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쳐다봐도 내 알 바가 아니었다. 그런데 그때 데스크에 있던 간호사가 내게 말을 걸었다.


간호사에게 기분 나쁜 소리를 듣고 불이 꺼진 방으로 들어와 아이를 달랬다. 너무 기분 나빠서 문을 열고 그 간호사를 쳐다봤다. 뭐라고 할까 말까 고민 중이었다. 와이프는 아이를 달래러 병원 밖으로 나가겠다고 했다. 나는 알겠다고 하고 다시 대기실로 나왔다.


“저기요. 왜 반말하세요? 그리고 환자가 아프니까 우는 건데 왜 그딴 식으로 말하세요? 빨리 사과하세요.” 나는 참지 못하고 그 간호사에게 가서 말했다.


“반말한 적 없는데요? 그리고 아버님이 너무 예민하셔서 이러는 거 같은데요? 반말한 적 없으니 사과할 이유도 없어요.“라며 간호사는 당당하게 말했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주말에 연 소아과라서 갑질인지 아니면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있는 건지 간호사 상태가 이상했다. 내가 좀 더 몰아붙이며 싸우니 선배 간호사가 나와서 사과했다. 어릴 땐 누구랑 말싸움해도 목소리가 떨리고 그랬는데 지금은 차분하다. 말 안 듣는 용역 업체들이 날 이렇게 만든 것 같다. 돌아가는 길에 와이프는 시어머니가 오신 줄 알았다고 했다.


우리 진료 순번이 돼서 들어갔다. 다행히 큰 문제는 아라고 했다. 목이 좀 부었다고 했다. 약 처방해 줄 테니 지켜보라고 했다. 집에 돌아와 약을 먹이고 한숨 재웠다.


아이가 자고 일어났는데 숨소리가 가빴다. 나는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와이프는 알아차렸다. 와이프는 또 병원을 가보자고 했다. 난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그 의사를 믿어보자고 했다. 그런데 와이프는 안 되겠다고 했다. 만삭의 몸이라 집에서 쉬어야 하는데 자꾸 병원에 가려고 하니 탐탁지 않았다.


좀 더 큰 병원에 가니 엑스레이를 찍어보자고 했다. 의사는 폐렴인 것 같다고 입원하자고 했다. 아내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역시 아내의 말을 잘 들어야 하나보다. 내가 너무 안일하게 그 의사를 믿었다. 그 의사 말을 들었으면 새벽에 응급실로 갔을 것 같다.


또라이 간호사와 돌팔이 의사를 만나니 사람들이 왜 대기가 길어도 대학병원에 가려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아빠보다는 엄마가 아이를 더 잘 살피는 것 같다. 아내와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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