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육아일기
태오가 폐렴에 걸려 4일간 입원했다. 병원에서는 돌아가도 좋지만 새벽에 응급실에 갈 수도 있다고 했다. 어차피 난 육아휴직 중이니 입원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만삭이라 나 혼자 간병하기로 했다. 물론 처가댁이 가까워 내가 밥 먹을 동안 아이를 봐주시긴 했다.
태오는 이제 막 뽈뽈거리며 돌아다닐 시기라 눈을 뗄 수 없었다. 물론 계속 움직인다는 것은 회복됐다는 거라 감사해야 한다. 하지만 간병하는 사람은 다른 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입원하기 전에 도와줄 사람을 찾았을 것이다.
둘째 날부터는 컨디션이 좀 회복됐는지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움직일 때마다 링거 줄을 풀면서 쫓아다녔다. 덕분에 살이 좀 빠졌다. “안 돼”, “위험해“, ”가만히 있어봐“ 이 세 가지 말만 반복했던 것 같다. 아마 10초에 한 번씩 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아이를 통제할 순 없었다.
기저귀 가는 것도 굉장한 노력이 필요했다. 미션임파서블의 톰크루즈가 된 기분이었다. 기저귀를 벗겨 화장실에 가져가 대변을 버린 다음에 돌돌 말아 쓰레기통에 넣는 미션이었다. 기저귀를 갈아주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기저귀를 들고 화장실로 가려는 순간 이미 링거 줄은 팽팽해져 수액걸이가 넘어가기 일보 직전이었다. 기저귀를 화장실에 던진 뒤 태오에게 달려와 수액 걸이를 붙잡았다. “가만히 있어봐“라고 얘기한 뒤 다시 화장실로 갔다. 태오의 동태를 살펴보니 아직 링거 줄이 멀쩡했다. 재빠르게 대변을 버린 뒤 다시 살펴봤다. 아직 여유가 있었다. 나는 얼른 기저귀를 버리고 손을 씻었다. 미션을 클리어한 톰크루즈처럼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태오에게 돌아갔다.
약 먹이는 것도 쉽지 않았다. 약을 탈 때와 아기약병을 세척할 때 태오를 보고 있을 수 없었다. 수액걸이가 넘어지지 않길 기도하며 약을 타고 설거지를 했다. 다행히 셋째 날 저녁에는 장인, 장모님이 와주셨다. 1시간 동안 생쇼를 하던 걸 거의 10분 만에 끝냈다.
삼 일째가 됐을 때는 매우 찝찝했다. 아내가 보내준 물품에는 티셔츠만 있었기 때문이다. 퇴원하는 날 바지와 속옷도 가져와 달라고 했다. 씻는 걸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이때만큼은 빨리 샤워하고 침대에 눕고 싶었다. 3박을 맨바닥에서 자니 몸이 쑤셨다. 20대였다면 괜찮았을 텐데 이젠 아니었다.
태오가 퇴원하고 집에 돌아왔다. 점심을 먹이고 재웠다. 나도 씻고 잠에 들었다.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자도 자도 졸렸다. 다음 날도 낮잠을 잤는데 피로가 안 풀렸다. 훈련소보다 훨씬 힘든 4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