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에 가기 싫으면 안 가도 된다. 회식은 별로 중요한 자리가 아니다. 만약 회식이 중요했다면 우리는 고깃집으로 출근하고 있었을 것이다. ‘회식은 업무의 연장’이라고 하는데 수당을 따로 챙겨준다면 인정하겠다.
회식을 의전과 헷갈려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의전은 공식 행사이며 예를 갖춰 주요 인사를 모시는 일이다. 본인이 연차가 높거나 관리자가 됐다고 해서 의전과 같은 행위를 바라서는 안 된다. 대접받고 싶은 욕망이 젊은 사람들로 하여금 회식에 거부반응을 일으키게 한다.
그럼에도 회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단합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회식 자리에서는 업무 외적인 얘기도 하고 동료들과 친해질 수 있다. 일은 혼자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동료들과 잘 지내는 건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회식을 가야만 동료들과 잘 지내는 건 아니다. 평소에 싹싹하게 굴면 된다. 인사 잘하고 친절하게 응대하면 된다. 난 목소리도 저음이고 혼자 노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다. 그래도 일할 땐 항상 ‘솔’ 톤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기분이 안 좋아도 얼굴 펴고 “아!~ 네~”라는 추임새를 장착하여 사람을 대한다.
그리고 업무적으로 친절하게 상대방을 도와주면 상대방의 동료들과도 잘 지내게 된다. 나랑 일면식도 없는 직원과 협조가 잘 된다. 나의 언행이 상대방 주변에까지 퍼지고 나의 평판이 만들어진다. 그 평판은 돌고 돌아 내가 있는 부서와 저 멀리 있는 다른 부서에도 퍼진다.
“회식에 안 가면 욕먹을 텐데 그건 어떻게 하나요?”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가 다니는 회사가 그렇다. 옛날에 ‘블라인드’ 어플에서 직장문화 수준을 검색해 봤는데 우리 회사는 1970년대 문화였다.
회사에서 욕먹는 걸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회사에서의 뒷담화는 마치 돋보기로 개미를 지지는 거와 같다. 우리가 개미를 미워해서 지지는 게 아니다. 단지 재밌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남 뒷담화 하는 것도 누구를 미워하기보다는 그냥 재밌어서 그러는 거다.
난 아마 처음에는 욕을 먹었겠지만 지금은 그냥 특이한 사람 정도로 됐을 거다. 그리고 내가 회식에 가면 다들 좋아한다. 만나기 힘든 사람 왔다고. 대신 난 업무적으로 문제를 만들지 않는다. 항상 일이 잘 되게끔 만들려고 노력한다. 평소에 잘하면 된다.
회식에 안 가면 개인이 손해 보는 건 좀 있다. 우선 부장님이 탐탁지 않아 한다. 그리고 회사 돌아가는 정보를 늦게 안다. 동료들과 사적인 얘기로 교류가 없다 보니 조금은 소외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도 집에 가는 게 좋다면 감내하고 가면 된다. 한 번이 어렵지 계속 안 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안 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