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 햇볕을 막는 나무

by 태태파파

내가 사는 아파트 이름에는 ‘숲’이 들어간다. 그래서 단지 안에 나무가 많다. 산책하기도 좋다. 주변에 운동장도 있고 뒷산 둘레길도 있다. 예전부터 이곳에 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사하고 나니 문제가 하나 있었다. 일조량이 적어 오전에도 불을 켜야 한다. 계약한 집은 동향이다. 근데 맞은편에 아파트가 하나 더 있다. 심지어 저층이라 조금이나마 새어 들어오는 햇볕을 나무가 막는다.


오전부터 우중충하니 아내가 실망스러워했다. 나는 관리사무소로 찾아가서 조치를 해줄 수 없냐고 물었다. 소장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입주자대표회의에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저층보단 중층 고층이 다수기 때문에 합의가 안 될 거란 사실을 바로 납득했다. 저층이 좀 희생하면 경관이 훌륭한 아파트가 되기에...


안전이나 소방법을 찾아 저 나무를 치울 수 없는지 알아보려고도 했다. 그런데 일단은 여름이라 오전에 덜 더워서 더 이상 찾아보지 않았다. 그 이후에는 익숙해지니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았고 아직까지 그냥 살고 있다.


그런데 이제 15개월인 아이가 나무를 좋아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창 밖의 나무들을 본다. 종종 새들이 그 나무 위에서 쉬고 있으면 아이의 집중도는 최고로 올라간다. 새들을 관찰하느라 정신이 없다. 일종의 동물원이 됐다. 유리창 너머로 새들의 터전을 관찰한달까. 이제는 이 나무를 치워야 한다고 하면 반대할 것 같다. 전혀 예상치 못한 장점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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