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막 설치는 허가가 아닌 신고만 하면 되는 아주 간단한 것이라고들 한다. ‘나는 자연인이다’와 같은 TV 프로그램을 보면 깊은 산속에서 컨테이너 박스나 나무로 된 가건물을 짓고 자급자족하며 자유롭게 사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실제로 건축박람회를 가 보면 2000~4000만 원 정도의 금액대로 예쁘게 디자인된 조립식 주택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문구가 나를 유혹한다. ‘2000만 원대로 완성한 내 집’ 올려놓을 땅만 가지고 있으면 누구나 설치할 수 있습니다. 허가가 필요 없는 아주 간단한 것이 농막이라고 홍보를 한다. 농막을 세컨드하우스나 모듈러주택, 이동식 주택 등으로 이름 붙여서 판매하는 회사들이 많다.
농막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는 것이 좋겠다. 농막은 농지법상 농지 즉 전, 답, 과수원 등에만 설치가 가능하다. 농막 신고는 농막을 설치하고자 하는 행정기관의 민원실에서 가설건축물 축조신고를 하면 된다. 제출서류는 가설건축물 축조신고서, 지적도상 농막의 배치도, 평면도, 대지의 소유자가 다른 사람인 경우 대지사용승낙서, 부동산등기부등본이 있다. 다만 지자체별로 요구하는 서류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농막은 농업진흥구역, 보호구역, 영농여건 불리농지, 개발제한구역에 설치할 수도 있고 농지전용 신고나 별도의 허가 없이도 설치할 수 있으며 지목변경이 필요 없다. 건축물에 해당되는 것도 아니어서 진입도로 없이도 설치가 가능하다. 이 부분이 아주 매력적이다. 맹지에도 농막을 지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농막은 농사에 도움을 주는 시설이기 때문에 임야에는 설치가 불가능하다. 임야에 설치할 수 있는 것은 농막이 아니라 산림관리사이며 산림관리사는 임업인이어야 설치 가능하고 60평까지 가능하다. 허가받지 않고 임야에 불법으로 농막이나 이와 유사한 건축물을 짓고 임야를 훼손할 경우 산지관리법에 의거하여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농지에 농막을 설치할 때는 농지이기 때문에 평탄작업을 한 후 설치를 해야 한다. 콘크리트 시멘트 타설은 안되고 위의 사진처럼 주춧돌 등을 이용하여 올려놓아야 한다. 하나의 필지에 농막 1개만 설치가 가능하다. 농막은 일정 기간 동안 가설되어 농기구, 농약, 비료, 농자재를 보관하거나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임시로 사용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기 때문에 컨테이너, 비닐하우스, 원두막 등 그 형태가 정형화되어 있지 않다. 원칙적으로는 연면적 20㎡이하 바닥면적 6평, 대략 5.5평만 설치 가능하지만 1개 층을 높이 4m로 보기 때문에 다락방 형태의 복층도 가능하다. 요즘 농막의 대부분은 업체에서 제작한 후 트럭으로 운송하여 설치하는데 농막의 높이가 높으면 전선 등에 걸려 이동이 어려우므로 보통 3.3m 이하로 제작한다. 그렇지만 완제품 농막이 아닌 분할 제작 후 현장 재조립 농막을 짓는다면 4m가 넘는 농막도 설치 가능하다. 농막 다락의 경우 지붕 1.5m, 경사 지붕은 1.8m까지 바닥 면적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아래층을 4m 높이로 만들고, 복층을 경사 지붕의 다락으로 1.8m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최대 5.8m까지 건축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2017년 7월 법령 개정을 통해 개발제한구역 안에서도 특정 요건만 갖추면 신고 후에 농막을 설치할 수 있다. 농막 설치 요건은 조립식 가설건축물로 농지에는 연면적 20㎡(약 6평) 이하, 개발제한구역 내에는 10㎡이하로 설치해야 하며 주거 목적이 아니어야 한다. 농막을 휴식처 정도로만 사용하되 실거주지로 이용하면 불법이다. 조립식 가설건축물은 영구건축물이 아닌 임시가설건축물을 말한다. 2012년 11월 1일 농지편람 개정 이전에는 전기 수도 가스 등 시설이 설치 불허했으나 지금은 해당 항목이 삭제되었다. 농막에 부엌과 욕조 설치 및 지하수를 이용한 취사 세면이 가능해졌고 전기 설치가 가능해 조명과 난방을 사용할 수 있어 잠깐의 숙식은 가능하다. 그러나 상시 거주는 농막 불법 사유이다. 농막의 부지는 당초의 지목을 변경할 수 없다. 해당 시설의 용도가 폐지된 경우에는 1개월 이내에 농막을 철거하고 원상복구를 해야 한다. 농막 존치기간은 3년이기 때문에 3년이 지나도 사용을 하기 위해서는 사용 연장 신청을 해야 한다.
농막은 농림업 또는 수산업에 종사하는 자가 설치하는 경우만 해당한다. 농지 소유 및 경작뿐만 아니라 농지법 및 농업 농촌 및 식품산업기본법에 의한 농업인에 해당되어야 한다. 실제로 농사를 지으면서 농업인임을 증빙해야 농막을 설치할 수 있다. 농업인임을 증빙하려면 농업인 확인서 발급규정에 적합해야 한다. 농업인 확인서를 발급받으려면 토지가 기재된 농지원부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농지원부 발급 조건은 소유한 농지가 990㎡(300평) 이상이어야 한다. 300평이 안 되는 농지는 농업인임을 증빙하기가 쉽지 않다. 남양주시 조안군의 땅은 280평이었다. 그 땅을 샀으면 나는 농막을 지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물론 중개인은 6평 이하의 가건물은 허가 없이 신고만으로 지을 수 있다고 내게 말했었고, 그곳엔 이미 컨테이너가 앉혀져 있었다. 그렇지만 그곳은 개발제한구역이기 때문에 6평이 아닌 3평만 지을 수 있으며 그나마도 농업인임을 증빙해야 했을 것이다. 중개인은 중개인일 뿐이다. 모든 거래는 내가 직접 찾아보고 해당 행정기관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