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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똑바로 써라 핫산 Mar 28. 2016

편안한 스포츠 세단

BMW 640d GranCoupe를 만나다.

글을 시작하며


 이전 물피 도주 사고 건의 연장의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가해자에게 보험 보상 접수 번호를 받고 나서 흐트러진 일상 때문인지 마무리를 어떻게 지어야 할지 고민스러웠습니다. 개인적으로 무언가를 처리하기에 이미 일상에 미루어놓은 과제들이 많아서 이전에 차량 구매를 도와주었던 영업사원을 다시 찾았습니다. 도움을 받아서 BMW 정식 센터에서 수리를 접수하였고 수리 기간 동안 탈 자동차를 받았습니다. 


 바로 이 BMW 640d xDrive GranCoupe (이하, 그란 쿠페)입니다. 평소에 이런 스타일에 차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 편이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운행을 해보았습니다. 보기와 다르게 여러 가지 반전 매력을 가진 이 차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외형


 정말 BMW 차량 중에서도 독특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그란 쿠페는 길거리를 지나갈 때마다 고개를 절로 돌아가게 만드는 자동차입니다. 특히 후면부의 디자인은 종래에 알던 패밀리룩과는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고 날렵하고 스포티한 모습에 눈길이 한번 더 갑니다. 웬만하게 관심 있는 사람이 아니면 패밀리룩이라는 유행 탓인지 차종을 구분하기 힘든 편이지만 이 그란 쿠페는 잘 구분이 갑니다.


 보통 쿠페 (Coupe) 라 하면 스포츠 세단의 외형을 생각하기 마련인데 앞에 '그란'이 붙은 그란 쿠페 (Gran Coupe)는 무슨 의미인가를 찾아보았습니다. 여러 가지 해석이 있었겠지만 통상 2 도어가 정석처럼 일컬어지는 쿠페가 있다면 대체로 이 그란 쿠페는 4 도어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통념을 깬 새로운 개념의 그란 쿠페의 모습이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꼭 두 개의 문이 달려있지 않아도 충분히 날렵해 보이고 날카로워 보이는 인상이 그란 쿠페의 독특한 상징이 될 것 같습니다.



 이 녀석은 차량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디젤 엔진을 심장으로 채택하였습니다. 3리터급 엔진을 장착하고 있고 그 힘이 상당히 좋아서 운전을 하는 내내 기분이 들뜨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본넷 쪽의 면적이 상당합니다. 반면에 마감들이 깔끔해서 속이 꽉 찬 느낌이 드는 것이 뭔가 든든한 느낌이었습니다. 뒤쪽으로 C 필러 라인으로 떨어지는 선이 유려하여 정말 한 마리의 범고래를 보는 듯한 모습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내장 : 운전석


 운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다소 밋밋하다고 생각될 것 같은 실내입니다. 기본적인 인터페이스는 근래 출시된 BMW 차량과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그중에 가장 많이 팔리는 5 시리즈를 타고 계신 분이라면 6 시리즈나 5 시리즈나 별반 차이가 없다고 느끼실 텐데요. 이제 이런 사골급 인테리어를 좀 탈피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하지만 아마도 그렇게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엄습해오는 건 왤까요?



 이 차량에는 디지털 계기판이 탑재되어있습니다. 신형 5 시리즈에도 이 사양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저는 여타 어느 디지털 계기판 보다도 이 BMW 의 계기판을 무척 좋아합니다. 산뜻한 컬러와 뛰어난 시인성이 제 취향을 저격했다고 할까요? 물론 다른 차종의 디지털 계기판도 훌륭하지만 (아우디 TTs 같은) 제 취향은 이쪽에 더 맞는 듯합니다.



실내의 모습은 특별히 놀랄만한 것들이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당연함에서 오는 평가가 자체적인 상품성이 모자라다는 느낌은 아닙니다. 아마도 BMW를 선호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실내의 아름다움보다는 주행의 즐거움이나 자동차 그 자체에서 오는 퍼포먼스가 되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부분에 투자를 더 많이 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편의사양


 저는 이 차의 최고 장점은 뒷좌석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보통 쿠페라는 이름을 가진 차는 운전석에만 대부분 모든 것이 몰려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이 녀석은 뒷좌석에도 엄청난(?) 배려가 되어있습니다. 무늬만 4 도어의 차량이 아니라 정말 2열 좌석을 오롯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1열 좌석들과 비슷한 형태의 버킷 시트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굉장히 편안한 착좌감을 줍니다. 제가 이 차를 타는 동안 동승했던 뒷좌석 손님들이 모두 의외의 편안함에 감동했던 모습들이 기억이 나네요.



 2열의 가운데 좌석에는 떡하니 이것이 놓아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쉽게 볼 수 없는 그런 모습인데요. 뒷똑에서도 에어컨의 온도와 동작을 조절하거나 온열 시트를 동작시킬 수 있도록 배려가 되어있습니다. 거기에 그 모습이 간단한 버튼만 몇 개 배치해 둔 수준이 아니기도 합니다. 이런 뒷좌석을 위한 배려는 사실 BMW 가 아닌 타 차량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이지만, 아무래도 운전자의 즐거움에 투자를 집중하는 BMW 스타일 치고는 꽤나 많은 배려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실내 공간에는 디테일이 상당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일단 프레임리스 도어를 사용하여 한껏 멋스러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실내 내장에는 일부 트림에 우드를 사용하고 그 외에 상당 부분에는 인조가죽으로 추정되는 트림으로 마감을 하면서 전반적으로 풍성해 보이는 느낌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어쩌면 이런 영역은 BMW 보다는 다른 차들이 더 잘 만드는 것 같지만 말이죠.


 또한 실내조명에도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따뜻한 느낌의 조명들을 주로 사용했고 특히 1 열 쪽의 조명은 반짝거려 보이도록 하는 모양으로 만들어서 심미감을 줍니다. 은은한 간접 조명을 채택한 B필러의 에어백 조명은 밋밋해 보일 수 있는 영역을 예쁘게 장식한 느낌입니다. 그 외에 2열을 위한 독서등도 제공이 되고 도어 가니쉬라고 불리는 부분도 크롬 장식으로 반짝거리는데다 야간에는 조명도 들어와서 멋스럽습니다.



 여러 차종들을 접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차량 내부에 당연히 배치되어있어야 하는 것 말고 조금 더 다르고 조금 더 구별이 되는 섬세함이 디테일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란 쿠페는 당연히 고급 세단 답게 이런 것들이 많이 보이는 특별한 녀석입니다. 


 그 밖에도 후방 카메라 이외에도 사이드 카메라를 지원하여 보다 더 안전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7 시리즈 같은 상위 차종에만 들어가는 소프트 클로징 도어 (혹은 고스트 도어) 기능도 있습니다. 이제는 자동차가 알아서 문까지 닫아주는 기능까지 보게 되네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쉬운 것들


 이번 그란 쿠페는 최근에 출시된 연식은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몇 가지 부족한 부분들이 있었는데요. 그런 빠진 것들이 조금 아쉬운 것들이어서 좀 아쉽습니다. 먼저 가장 불편했던 점은 광각 사이드 미러가 아니었던 점입니다. 사진에서 처럼 이 차에는 부착형 광각 미러가 붙여져 있을 정도로 사이드 미러 시야가 상당히 안 좋습니다. 실제 운전감을 사진으로 표현하기 부족하지만 말로 표현하자면 한참 뒤에서 오는 차는 잘 보이는데 바로 옆에 있는 차에 대한 시인성이 상당히 떨어져서 차선을 바꿀 때 상당히 주저하게 됩니다. 때문에 2014년식을 고려하시는 분이라면 광각 사이드 미러로 교체하는 것을 권장하고 싶습니다.



 자동차의 체구에 비해서 넓지 않았던 트렁크입니다. 이건 어쩌면 뒷좌석에 대한 배려가 많이 되어있어서 그런가 싶은 부분입니다. 어쩔 수 없었던 타협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트렁크가 전동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아마도 이점은 연식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연식이 바뀌면서 이런 것들이 개선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전동식이 아니 인데다 트렁크를 열기가 불편한 편이라 이점은 다소 아쉽습니다. 


 또한 바이 제논 (HID) 헤드라이트를 채택하고 있고 더군다나 어댑티브 헤드라이트 같은 것도 지원하고 있지 않은 점이 아쉽습니다. 관련하여 코너링 라이트 기능조차 있지 않아서 이 점은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차의 체급이 이런 소소한 것들이 빠져도 될 수준이 아닌 것 같은데 말이죠.





글을 마치며


 제가 확인해 본 바로는 2015년식 그란 쿠페에는 개선된 사양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1. Connected Drive 적용 (이머전시 콜, 인터넷 기능)
2. 개선된 내비게이션
3. 컴포트 액세스 시스템 (키 리스고)
4. M Sport pack 기본 적용
5. Adaptive LED Headlight 적용
6. 통풍 시트 적용


위에 기능들은 최근 페이스 리프트 된 차종에 거의 대부분 탑재되어있는 기능들이라 1억이 넘는 6 시리즈에 탑재되어있지 않아서 다소 의아했던 것들이 많습니다. 그런 이야기는 결국 6 시리즈의 상품성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봐야겠습니다. 이전 버전의 그란 쿠페보다 더욱 편의사양들이 많아졌으니 정말 매력적인 자동차가 된 것 같습니다.



 한 3~4일 정도 운행해본 소감을 요약하자면 정말 놀랍습니다. 디젤 엔진의 소음이 상당히 억제되어있어서 동승자들이 대부분 휘발유차가 아닌지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차의 체급에 비해 상당히 훌륭한 연비를 갖추고 있어서 유지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했습니다. 게다가 디젤 연료를 사용하니 더욱 경제성이 높겠습니다. 이전까지 딱딱한 강성의 서스펜션만 경험해 봐서 요철에 충격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었지만 그란 쿠페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유지해 줄 정도로 느낌이 좋았습니다. 스포티하게 생긴 4 도어 스포츠 세단에게 전혀 다른 매력을 느낀 것이겠지요.


  제 버킷리스트에는 항상 BMW 428i Convertible  같은 자동차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그란 쿠페 시승으로 이 녀석도 추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란 쿠페는 운행하는 내내 정말 즐거웠던 차입니다. 때로는 정숙하고 부드럽기도 하고 때로는 스포티하고 날렵한 것이 정말 팔방미인 같은 자동차였습니다. 제 자동차인 액티브 투어러 생각이 안 날 정도로 말이죠.


 하지만 이 글을 쓰면서도 액티브 투어러가 잘 수리가 되어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래도 구관이 명관이라고 천상 저는 액티브 투어러와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럼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겨 주었던 BMW 640d XDrive 그란 쿠페와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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