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은 절대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 소비자는 왜 #2
마케터들이 각종 이벤트와 챌린지를 통해 소비자 참여를 유도할 때 간과하는 점이 있다. 바로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그 놀이에 참여하기 시작했음을 나타내는 분수령은 바로 원본의 파생과 변주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틱톡은 스티커(필터)를 활용한 해시태그 챌린지가 가장 고도화된 SNS 플랫폼이다. 소비자들이 기업이 만든 스티커(필터)를 쓸 때 설명부분에 자동으로 해시태그가 붙어서 업로드 되게 설정할 수 있는데, 마케터들은 이러한 장치를 통해 해시태그의 조회수나 영상 개수를 기준으로 챌린지의 성과를 측정한다. 이런 챌린지가 경품 체리 픽커들 혹은 소수의 팬을 넘어 진정한 오가닉 바이럴이 일어날 때, 소비자들은 자동으로 붙어 있는 해시태그를 떼거나 자신만의 내용을 붙여 변주하기 시작한다.
2023년 상반기, 광고였지만 흥했던 이니스프리 챌린지가 있다. 사람들은 장원영이 찍은 영상의 음원과 손동작을 가져가 직접 따라해보기 시작했고, 그 결과 이니스프리 챌린지는 총 430만 조회수를 거두었다. 하지만 더욱 주목할만한 점은 #이니스프리챌린지를 틱톡에서 검색해보면 나오는 다양한 파생 태그들인데, #이니스프리챌린지맞나? #이니스프리챌린지실패 #이니스프리티챌린지 #이니스프리장원영챌린지 등 기업이라면 달지 않을 법한 날것의 태그들이 검색 결과 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있다. 상반기 끄트머리에 진행되었던 경이로운소문2 카운터펀치챌린지 역시 #카운터펀치챌린지크크크 #카운터펀치챌린지해보셈 #카운터펀치챌린지쵀강자닷 등 제멋대로의 태그가 검색 결과 페이지를 넘어가며 생성되었다.
소비자의 참여를 극대화하는 챌린지 류의 UGC 마케팅의 관점에서, 소비자들이 자동으로 생성된 태그를 직접 수정 및 추가하여 발행하는 것만큼 소비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상징하는 것은 없다. 설령 그것이 공급자의 관점에서 공식 해시태그에 집계하는 조회수와 영상 개수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라 할지라도, 챌린지의 성공 기준을 공식 해시태그만이 아닌 파생 해시태그의 종류와 개수에 같이 두는 작업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다양하게 변주된 해시태그가 소비자의 눈 앞에 펼쳐질 때, 기업의 일방향적 메시지 보다는 그들에게 훨씬 더 콘텐츠의 재미에 대한 신뢰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참고] 고객이 광고 콘텐츠를 마음껏 바꾸게 해보라
https://dbr.donga.com/article/view/1202/article_no/8971/ac/maga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