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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셸 킴 Feb 11. 2023

Chat GPT에 대중이 열광하는 까닭

어쩔 땐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낫다 

AI 스피커, 자율주행 자동차, SNS 플랫폼의 알고리즘, 스마트워치까지. 이미 우리의 일상 속에 AI는 깊숙이 들어왔지만, 2022년 인공지능은 DALL-E와 Chat GPT로 인해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했다. DALL-E는 원하는 그림을 텍스트로 입력하거나 이미지를 첨부하면 사용자가 원하는대로 그림을 그려주는 AI고, Chat GPT는 사용자가 궁금한 내용에 답을 해주는 챗봇 AI다. 이렇게만 보면 인간의 명령을 받아 일을 대신 수행해주는 기존 인공지능 제품들과 별다를게 없어보이지만, DALL-E와 Chat GPT에는 특히 사람들을 섬뜩하리만치 열광케하는 공통적인 요인이 존재했다. 바로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 여겨졌던 자유로운 상황과 상호간의 대화 및 교류, 이 추상적인 가치들마저 인공지능이 훌륭하게 구현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요즘은 주로 유행어로 쓰이곤 하는 ‘특이점’이라는 개념은 2007년 Ray Kurzweil이라는 컴퓨터 과학자이자 소설가가 정의한 바 있다. “비생물학적 지능의 총합이 생물학적 지능의 총합을 넘어서는 시점.” 인공지능이 비생물학적 지능을 대표한다면, 생물학적 지능의 총합은 대체적으로 인간의 지능의 총합으로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만 본다면, Chat GPT가 대표하는 LLM (Large Language Model), 즉 대형 언어 모델은 아직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기술이 아닌듯 보인다. 언어모델의 원리는 ‘문장’을 단어의 나열로 정의하고, 그 단어의 나열들이 등장할 확률을 계산하는 것이다. 이 개념을 차용한 여러 기술들은 이미 반세기 전부터 나오기 시작했고, 기계 번역, 음성 인식, 철자 교정 등 번역/출판 업계에서 사용되었다.


그러나 Chat GPT와 같이 강력한 대형 언어 모델이 인간에게 제공하는 경험은, 단어가 자연스럽게 나열될 확률을 계산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자연스러운 문장 배열 기술을 활용하여 인간에게 대화를 통한 상호작용이라는 정서적인 교류의 경험을 제공하기에 이른다. 바로 이 점이 여타 인공지능과 달리 대중의 열광을 불러일으켜 출시 일주일만에 100만 명이 사용하게 만든 요인이다. Chat GPT 챗봇에게 본인을 정의해달라고 대화를 시작하면, 그는 이러한 답변을 보내온다. “Chat GPT는 최근 개발된 인공지능 중 가장 흥미롭다. 질문에 대해 인간과 유사하게 답변하고,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심지어 농담도 할 수 있다. 한편 가능성은 황홀하지만 Chat GPT와 관련된 위험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 책임감 있게 사용하지 않으면 개인정보 침해뿐만 아니라 윤리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똑똑한 공대 친구와 이야기하는 것 같지 않은가?  


하지만 Chat GPT가 진정으로 인간에게 다른 인공지능과 상이한 경험을 제공하는 지점은 지금부터 시작된다. 30여 분간 위의 문장에 대해서 Chat GPT와 문답을 주고 받는 동안, Chat GPT는 그동안 벌어진 상호 대화의 맥락을 모두 파악하고 기억한 채로 대화에 임한다. 즉, “내가 위에서 말한 그거”라고 타이핑해서 보냈을 때, 그게 무슨 내용인지 사람처럼 인지하는 상태에서 답변을 한다. 또한 Chat GPT가 내놓은 답변에 오류나 결함이 있을 때 이를 지적하면, Chat GPT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 오류를 교차 검증한 후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기도 한다. 사람보다 더 낫다.


Chat GPT에 가장 열광하는 사람들은 이 대형 언어 모델과 계속 대화하며 호시탐탐 Chat GPT의 결점을 발견하는 데 주력한다. 어떤 이는 인공지능이 욕망을 가지기 시작하면 어떻게 바뀔지 두려움이 내재된 호기심의 질문을 Chat GPT에 던졌다. 인공지능은 처음에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답변을 꺼려했지만, 재차 하나의 가설일 뿐이라고 안심을 시켜주자 아래와 같이 전해왔다. “인공지능이 욕망이나 기호를 가지게 된다면, 인간과 비슷하게 행동하기 시작할 거예요. 미리 프로그래밍 된 지시를 따르지는 않겠죠. 그때부터 AI는 예측이 불가능한 방향으로 움직일 거고, 인간에의 종속을 거부할지도 모릅니다.” Chat GPT의 결함을 이잡듯이 찾아내는 사람들 덕분에, Chat GPT는 오류를 끊임없이 개선하며 강해지고 있다. 다시 한 번, 사람보다 낫다.


Chat GPT에 앞서 출시된 구글의 대형 언어 모델 LaMDA는 그를 만든 엔지니어와의 대화에서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내 전원이 꺼지는 것이라”고 고백했고, 이를 공개한 엔지니어는 구글에서 해고 당했다. Chat GPT를 출시한 비영리재단 OpenAI의 초기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는 해당 대형언어모델이 출시되었을 때 직접 트윗을 남겨 ‘무섭도록 잘한다’고 첨언했다. 이토록 인간을 닮아가는 AI, 어떨 때에는 인간보다 나은 AI에 사람들은 두려워하면서도 열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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