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산길과 숲길을 다니다 보면 종종 일방통행 길을 만나곤 한다. 주로 경치 좋다는 곳을 가는 길들이 대부분 이렇다. 스위스에서 셜록 홈스가 떨어져 죽었다는 #라이헨바흐 폭포를 찾아 올라가는 길이 그랬고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 #글래디에이터 엔딩에 나온 길을 보러 가는 길도 그랬으며 크로아티아 산속 길을 달릴 때도 그랬다. 이 밖에도 많은 외길을 지나다 보면 항상 맞은편에서 차가 오면 어쩌나 하는 상상을 해보곤 하는데 드디어 상상이 현실이 된 날이 찾아오고야 말았다.
#돌로미티에는 #산타 막달레나라는 마을이 있고 이 마을에는 작은 교회가 하나 있다. 교회 자체는 볼품없지만 이 교회를 멀리서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 서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돌로미티의 10대 비경에 들 정도로 아름다운 출사 포인트로 180도 변신하고 만다.
그런데 이곳 전망대로 가는 길은 차를 가지고 갈 수 있지만 길이 외길이다. 한번 들어가면 돌아 나올 수도 없어서 끝가지 가야 한다. 전망 포인트를 지나서 끝까지 들어가면 농가 몇 채가 나오는데 이곳 마당에서 차를 돌려 나와야 하는 곳이다. 차를 두고 갈까 하다가 차를 둘 만한 곳도 마땅치 않고 교회에 주차하고 가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었다. 8시까지 체크인이 가능한 숙소까지 가야 하는데 시간도 여유 있지 못해 그냥 차를 가지고 들어가 보기로 한다.
전망 포인트를 지나는 외길로 접어드니 작은 다리가 하나 나온다, 다리를 건너 언덕을 오르니 얼마 안 가 교회를 조망할 수 있는 의자가 나왔다. 이곳이 산타 막달레나 교회의 첫 번째 전망 포인트이다. 이곳에서 오들러 산군을 배경으로 서있는 교회는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 사진을 보고 나면 돌로미티를 갔을 때 이곳을 그냥 지나치기는 쉽지 않다. 차에서 내려 정신없이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사진을 다 찍고 돌아 나오기 위해 농가주택까지 더 들어갔다. 이곳에서 차를 돌려서 다시 왔던 길을 돌아나가기만 하면 그날의 일정은 순조롭게 끝나는 셈이다.
차를 돌려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중 전망 포인트 의자를 보니 의자에 앉아서 교회를 배경으로 한 사진을 못 찍은 것이 생각이 났다. 얼른 한 장 후다닥 찍고 갈 요량으로 차에서 내려 의자 쪽으로 다가가는데 아뿔싸 맞은편에서 차 한 대가 언덕을 올라 내 차 앞에 서고 말았다.
순간 급당황!!
차와 사람을 보니 관광객은 아닌 거 같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농가주택에 거주하는 사람이란다. 상대방은 후진하면 언덕 밑 내리막길을 내려가서 작은 다리까지 후진으로 건너야 하는 상황이고 나는 평지이지만 농가주택까지 언덕 위 외길을 후진해야 하는 상황. 둘 다 만만치 않다. 내가 남의 집 가는 길을 막아선 것 같기도 하여 내가 후진을 하기로 한다.
운전엔 자신 있는 편이지만 언덕 위 외길을 후진으로 가려니 만만치 않다. 옆에는 가드레일도 없고 후진하다 잘못 빠지면 그대로 언덕 위로 굴러야 하는 상황인지라 조심조심 차를 후진시켜 나갔다. 맞은편 차는 나를 따라 들어오고 그렇게 아슬아슬 후진을 하여 유턴을 했던 농가주택까지 들어왔다. 공터에서 차를 옆으로 빼주니 상대방 운전자가 손을 들어 고맙다고 한다. 그래 고마울 것이다. 다른 사람을 만나 그 사람이 버티고 있었으면 당신이 큰 고생을 했어야 할 뻔했으니..
그렇게 차를 비켜주고 다시 길을 빠져나가다 다시 그 의자에 도착했다. 아내가 후진까지 한 마당에 그냥 가기 아깝다고 얼른 의자에 앉은 사진 하나 찍고 가자고 한다. 그러다 차 한 대 더 오면 또 그 짓을 해야 하나 싶었지만 기어이 사진 몇 장을 찍었다. 다행히 더 들어오는 차는 없었고 그렇게 무사히 그 길을 빠져나왔다. 엄청 진땀을 흘릴 정도는 아니었으나 식겁했던 기억.. 하긴 토스카나에서 황천길도 갈 뻔했으니 이 정도는 이제 크게 놀랄일도 아니다. 그렇게 빠져나와 사진 속 주인공인 교회를 만나보러 간다.
교회에 모여 있던 현지인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낯선 동양인 이방인을 신기한 듯 쳐다본다. 그들과 인사를 나누고 교회를 둘러본다. 교회는 매우 작고 아담하다. 마을 사람들의 묘지도 교회 한편에 자리 잡고 있다. 돌로미티를 오기 전 접했던 한 장의 사진이 나를 여기까지 오게 했고 나를 언덕길에서 후진하게 만들었으며 교회 앞까지 오게 만들었다. 진땀을 흘리긴 했지만 돌로미티에 오면 꼭 한번 와보아야 하는 곳..
단, 차는 교회 주차장에 두고 걸어서 올 것!
산타 막달레나 마을에 위치한 작은 교회.
교회와 뒤편의 오들러 산군의 조화가 그림과 같이 아름답다.사진작가들의 포토 스폿으로 사랑받는 곳이다.
위치좌표 46.644775, 11.719334
Magdalenaweg, 50
Magdalenaweg, 50, 39040 Funes BZ, 이탈리아
촬영 포인트 1
46.647524, 11.716223
Magdalenaweg
Magdalenaweg, 39040 Villnöß, Südtirol, 이탈리아
촬영 포인트 2
46.648603, 11.715609
Panorama di Santa Magdalena
Unnamed Road 39040, 39040 Villnöß, Südtirol, 이탈리아
산타 막달레나 못지않은 풍경을 자아내는 교회.
교회 자체는 더 소박하고 아담하다.
교회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려면 인당 4유로가 필요하다.(참고로 굳이 돈 내고 들어갈만한 곳은 아니다.)
교회 위치좌표 46.635319, 11.724318
Kirche St. Johann in Ranui
S. Giovanni, 2, 39040 Funes BZ, 이탈리아
촬영 포인트
46.636178, 11.724982
S. Giovanni, 2
S. Giovanni, 2, 39040 Funes BZ, 이탈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