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sbyul Sep 28. 2020

20대 그리고 30대에 느꼈던 인간관계

20대 인간관계 그리고 관계정리




인간관계는 내가 가장 많이 고민하던 주제 중 단연코 넘버원이었다. 물론 지금도 고민하고 생각하는 주제 중 하나다.

20대 후반부터 나의 인간관계/친구관계에는 많은 갈등과 실연? 이 있었다. 아마 많은 30대가 똑같이 느끼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여자들은 더.





나는 20대 후반에 지역 이동을 하면서 의미 없는 관계들을 정리했다. 그 이유는 그 당시 내 핸드폰과 페이스북에는 연락을 서로 하지 않는 유령(?) 친구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자주 연락하는 사람들은 아마 손에 꼽았던 것 같다.





관계를 정리할 때 친한 친구들도 있었다. 그 이유는 그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굉장한 피로감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20대 중반이었던 나는 꽤 치열하게 살고 있었다. 생활비와 학비를 벌기 위해 일도 해야 했고, 영주권을 따기 위해 영어공부며 다른 공부도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때의 나는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여유는 1도 없었을 때였다. 그러나 그 당시 나와 친했던 친구들은 나와 같은 고민을 할 필요도 없었고 나와는 딴 세상에 사는 느낌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그때 당시 조금만 더 여유가 있었으면 그렇게까지 그 관계에서 섭섭해하거나 힘들어하지 않았을 텐데 하고 생각하지만, 그때 당시 나에게는 그 관계들이 벅찼었다. 그 친구들의 관심사는 패션, 명품 그리고 남자친구 등등 이였지만, 나는 영주권, 직장 그리고 돈이었다. 당연히 친구들은 내 생각과 고민에 공감하지 못했고 나 또한 그 친구들의 고민과 생각에 공감하기 힘들었다.

그 당시 내가 예민했었기도 했지만, 몇몇 친구들은 나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느껴졌다. 내가 대학교를 첫 직장을 못 구해서 쩔쩔매고 힘들어하고 있을 때, 내 사정을 잘 아는 그 친구는 자기 연봉과 직장에 대해 자랑(?)하곤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친구들 입장에선 충분히 할 수 있는 행동이었겠지만, 그 당시 나는 그런 모든 게 힘들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20대란 나이는 아직 철이   나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도 20 초반에는 친구를 사귈  성격, 성향과 가치관을 생각하며 만나진 않았다. 그냥 같이 만나 즐겁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20대 중반의 나이 때부터 성향이라던가 가치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때부터 그 친구들의 가치관과도 부딪히기 시작했다. 내가 느끼기엔 아닌 것 같은 행동들이 그 친구들의 기준에는 맞는 행동이었다. 예전에 크게 신경 쓰지 않은 부분에서도 마찰이 시작됐다. 나의 도덕적 기준과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기준이 이렇게나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





그렇게 나는 지역 이동을 하면서 그 친구들과의 관계를 정리했다. 그 친구들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는 당황스럽고 섭섭했겠지만, 나한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 당시 나는 내 섭섭함과 그들과의 가치관에 대한 대립에 대해 얘기할 용기와 에너지가 없었다. 어떻게 말할 수 있겠는가 너를 만날 때마다 내가 힘들고 지친다는 것을. 지금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말하기 힘들 것 같다. 지금은 시간이 많이 지나서 그런가, 그래도 그 친구들이 있어 20대 초반을 즐겁게 보낼 수 있었기에 지금은 감사한다. 아직까지도 그 친구들이 줬던 편지들은 잘 간직하고 있다. 나의 20대에 소중한 추억의 일부이긴 하니까. 지금 인연이 끊어졌을지언정 그때 당시 나에게는 소중한 친구들이었고 내 추억의 일부분이 되었다.




30대 인간관계 그리고 진행형인 고민




그렇게 30대가 되고 나서도 인간관계에 대한 갈등은 계속되었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지만 경험하게 되기 전까진 알 수 없는, 결혼이라는 경조사를 통해 또 한 번 친구들이 정리되었다. 나는 비행기를 타고 참석했던 친했던 친구 결혼식 그러나 그 친구는 온갖 핑계를 되며 내 결혼식엔 오지 않았고 축하한다는 연락 한 통 오지 않았다. 그리고 반대로 너무나 감사하게도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친구들과 지인들이 결혼식을 참석한 경우도 있었다. (이건 내 남편도 똑같이 경험했다)





사람은 30대가 되면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 것 같다. 나만의 주관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그래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다던가 기존에 있던 인간관계를 유지한다는 게 정말 쉽지 않다. 내가 20중후반대 겪었듯이 성향과 가치관이 맞지 않으면 친해지기조차 힘들고, 만약 성향과 가치관이 맞더라고 그 사람의 상황에 따라 또 갈리게 된다. 특히 20대 후반 30대 초반부터 친구들이 결혼을 하기 시작했는데, 결혼한 친구와 싱글인 친구 그리고 아기가 있는 친구 그리고 없는 친구들로 또 갈리게 되는 것 같다.





거기다 (나만의 경험일 수도 있겠지만) 친한 사람일    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종종 있는  같다. 아니면 자기도 모르게 편하니까 그런  수도 있겠지만. 나는 아무리 친한 사이에도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와 절친했던, 내가 베프라고 부르던 친구와도 위와 같은 문제들로 (플러스  많은 일들) 멀어지게 되었다.





30대가 되고 나서는 위와 같은 이유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 친해지는 것도 힘들고, 새로운 사람 만나는 자체도 힘들다. 학교라는 곳을 이미 졸업했기 때문에 직장 생활 아님 취미생활을 통해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았다.

보통 30대부터는 내 자신을 더 잘 알게 됐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사람을 만나도, 성향이나 관심사가 다르면 친해지기도 힘들다. 그리고 한 사람만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서로가 노력해야 하는데, 이것도 아주 힘든 일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30대 이후에 만난 사람들과 친하게 된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 나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현 친구들에게 감사하다. 이제는 이 순간이 소중한 걸 알기에 친구들을 만날 때나 통화할 때 그 순간순간에 집중한다.





이제껏 한때 만나고 헤어졌던 친구들을 생각해보면서 느끼는 건데,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 같다.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의 유효기간이 있다는 걸 알기에,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그 사람과의 시간을 소중히 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이 유효기간이라는 게 그 누군가의 잘못에 의해 정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저 그 사람과 나의 인생에 길이 맞았던 시기에 잠시 동행했다 자신의 길의 방향이 달라지면 헤어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같이하고 있지 않은 친구들도 있지만, 잠시나마 동행했던 순간이 지금 나의 인생에서 추억으로 남았으니까 그걸로도 만족한다. 물론 가끔은 10, 20대 때처럼 모든 걸 같이 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할 때도 있지만,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성도 아주 낮고 힘들 거라는 걸 알기에 예전을 추억할 때도 있는 것 같다.





10대 20대를 거쳐 30대가 되고 나서도 인간관계 친구관계는 힘들고, 인간관계에 대한 나의 생각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경험에 의해 바뀌어가고 있다.  한마디로 정의하기도 힘들고, 앞으로도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은 쭉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이전글 호주 직장인 이력서(Resume) 쓰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