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미리 부모님 묘소를 다녀왔다.
마음 한편이 고요해진 채로 연휴를 맞았다.
연휴 첫날, 아내와 오랜만에 파주의 한 식당에 들렀다.
예전 추억이 깃든 곳이었다.
공간은 많이 달라졌지만, 익숙한 국물 맛은 그대로였다.
그 한 끼가 참 좋았다.
그런데 그날 밤부터 속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다음 날부터는 하루에도 여러 번 화장실을 오가야 했다.
심한 통증은 없었지만
반복되는 불편함은 사람을 쉽게 지치게 한다.
며칠을 그렇게 보내며 깨달았다.
몸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솔직하다는 것.
무리하면, 과하면, 조용히 멈추게 만든다는 것.
연휴가 끝날 즈음
증상은 차츰 가라앉았다.
다시 편안히 밥을 먹고
걱정 없이 걷을 수 있게 되었다.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늘 더 많은 것을 바라며 살아가지만
사실은 아무 일 없이 하루를 보내는 것,
편안히 숨 쉬고 움직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일이라는 사실을
자주 잊고 산다.
특별한 행복을 찾느라
이미 가진 평범함을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이번 연휴는
몸이 잠시 멈추게 해 준 덕분에
가장 기본적인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배운 시간이었다.
이제는 조금 덜 기대하고
조금 더 만족하며 살아보려 한다.
일상의 작은 행복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