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가다 보니 돌잔치나 결혼보다는 장례 소식이 더 자주 들리는 듯 합니다.
나는 상가집을 잘 못갑니다.
그들의 아픔을 알기에 무슨 말로 위로를 해야할지, 아직은 힘이 듭니다.
그나마 머언 친척이거나 나이가 많이 드셔서 치르른 경우는 나도 무리에 끼어 대충 저녁 한끼 떼우고 자리 채워주다 오면 되니 부담없이 참석합니다.
오히려 속된 말로 닳고 닳은 어르신들 틈에 끼어 그분들처럼 웃으며 농담도 나누다 옵니다.
어쩌면 아무렇지도 않은듯 대해주는게 상을 당하신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최근에 연이어 교회 집사님 두분이 돌아가셨습니다. 그분들을 위해 기도해왔던 사람으로서 너무나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두분 모두 믿음이 좋은 분들이었고, 젊은 나이에 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최근에 돌아가신 분은 둘째 유년부 교사셨고, 아이들 또래의 세자녀의 가장이셨습니다.
나역시 아이를 키우는 사람으로 아빠없이 홀로 남겨질 집사님의 상황을 너무도 잘 알기에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예전에 다니던 교회에서는 아픈 환우들을 위해 기들의 치유를 놓고 뜨겁게 기도했습니다.
지금의 교회에서는 그런 뜨거움은 없었지만, 한층 더 성숙한 믿음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두분 모두 성경의 약속대로 영생을 얻어 천국에 가신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간 많이 아프셨을 거고, 남겨질 가족들 때문에 너무 힘드셨겠지만, 그래도 희망이 있는건 죽음의 길에 하나님께서 함께 해주신다는 것과 남겨진 가족들 또한 하나님 의지해 살아갈 수 있음에 크리스찬인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나역시 언젠가는 갈 곳이고, 혹은 내 가족이 또한 당할 수 있는 일이기에 남일 같지 않았고, 미리 예방주사를 맞게 된 것 같았습니다.
다만 어떤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시시 때때로 찾아올 남편의 빈자리를 느낄 집사님이 너무 안쓰럽고 주책스런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래서 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답례글 문자가 왔습니다.
성격상 답글을 보내야 하는데,
뭐라고 적어야 하나 망설이다가 하루 이틀 시간이 너무 지나가버렸습니다.
주일날 저 앞에 집사님이 계셨습니다.
작은 힘이나마 돕고 싶고 다정한 말로 위로해 주고 싶은데, 오히려 또래의 친한 집사님들 처럼 평소대로 아무렇지도 않은듯 대하면 되는데, 막상 마주치지 않으려는듯 멀리서 못본채 지나갔습니다.
또한번의 위로의 기회를 놓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