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가 어린아이들을 케어하면서 돈을벌수있는일은 대부분 시간이 자유로운 영업직인 것 같아. 엄마는 아빠가 회사를 관두고 사업을 시작하기 전까진 간간이 책을 팔면서 집에서 육아에 전념할수있었고, 집을 담보로 공장을 차리면서부터는 집에서 제택근무로 학습상담을 하는 일을 하고 있어. 낮 2시부터 9시까지근무이다보니 너희들에게 신경써줘야하는 대부분의 시간을 그냥 방치아닌 방치를 하게 된다. 가난해서 안좋은 부분이야. 그래도 짬짬이 하루 1시간은 함께 놀이터나 친구집에 가주려 노력하고 있고, 아이들도 다행히 책을 보거나 지들끼리 잘놀아주어 너무 감사해. 다만 아직은 내눈엔 너무 아기같이 어려 보이는 둘째에게는 안쓰러운 마음이 있어. 엄마가 일을 한다고 방문을 닫고 통화에 집중하고 있을때 언니에게 큰일을 보고 뒤처리를 부탁한적이 있었지. 한참 후에야 그걸 알게 됐고, 유난히 언니를 따르는 소정이가 언니에게서 엄마의 빈자리를 찾는건 아닌지 마음이 짠할때가 있어. 동생의 뒤처리를 도와준 호정이를 생각하면 더욱 마음이 짠하구.
하지만 너희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엄마의 삶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들을 하루만에 다 적고있는 이 일기장에 엄마의 이야기를 다 적을 수는 없었고, 분명한건 엄마의 인생동안 가장 행복했던 시간은 결혼해서부터 지금까지 10년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는거야.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보내고 있고, 가장 잘한 것 또한 너희 아빠를 만나고 너희들을 자녀로 얻은 것이라는 것도.
요즘 젊은 사람들 가운데는 자녀를 안낳는 사람들도 많고 너희들처럼 아직 어려서이긴 하지만 결혼을 안할거라는 말들을 하면 이 얘기를 꼭 해주고 싶었어.
남들이 보기엔 경제적 형편도 어렵고 어린 아이들을 둘씩이나 키우는 지금이 제일 힘들고 안쓰럽게 보일순 있어. 너희 큰이모가 엄마를 그렇게 생각하듯이. 하지만 경제적 이유 때문에 아이를 하나만 낳는다거나 직장때문에 출산을 미루다가 자녀가 안생겨서 마음아파하고 자녀를 간절히 바라는 그런 가정들도 많다는걸 염두해 본다면 그리고 두자녀 이상의 자녀들을 키워보지 않으면 알수없는 또다른 면들이 있다는걸 세상이 원래 내가 겪어보지 않은걸 당연히 알지도 이해하지도 못하는것처럼 그들은 이해하지 못하거든.
하나님의 섭리대로 결혼을 하고 주시는대로 자녀를 낳고 하는 등등의 삶이 보람있고 복된 삶이라고 엄마는 생각해.
조금더 부연 설명을 해보자면 엄마는 젊은 시절 삶이 행복하다고 느껴본적이 거의 없어. 특별히 불행하지도 않았지만. 태어날래 안태어날래를 묻는다면 나는 안태어나는 쪽을 선택했을거야. 잘못된 신앙관이지만 안락사를 찬성하는 편이기도 해. 구지 왜 태어나서 이렇게 힘든인생을 살아야하는지. 아프고 두렵고 하는 이런 감정들을 느껴야 하는지. 그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단다. 즐거운 시간보다 힘든시간이 더 많아서 였을까.
아무튼 결론은 지금은 엄마보다 나은 딸들. 먼저 다가와 말걸어 주고 재릉부리며 무뚝뚝한 엄마를 웃게 해주고, 책도 잘읽고, 공부도 잘하고, 친구들에게 인기도 있고, 무엇보다 엄마 친정 닮지 않고 서로 우애있고 화목하게 잘지내주어서 너무너무 감사하고 고마워.
그리고 인생의 꽃인 10대 20대 30대보다 평범한 아줌마인 지금이 엄마는 가장 좋고, 신혼때보다 너희를 낳고 나서 너희를 만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가 더 행복하다고 말해주고 싶어. 10년동안 단 하루도 행복하지 않은 날이 없었거든. 앞으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엄마가 생각하는 인생의 황금기는 아이를 낳고 나서부터 10년이 아닐까 생각해.
사람들은 인생이 뭐냐는 질문들을 많이 하지.
너희들도 퀴즈나 질문 좋아하구.
50을 살아온 엄마의 답은 이거야.
인생은 좋은 추억들을 쌓아 가는 과정이라고.
전에도 말했지만, 살다보면 좋은일 나쁜일. 기쁜일 슬픈일 아플일까지. 다양한 일을 겪는단다. 어떤 시간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고해도. 매순간 하나님은 단 한순간도 너희를 놓치않고 계시고 지켜주시고 응원해주신다는것을 잊지말으렴. 아프지 않으면 건강의 감사함도 모르고 살거야. 부족함이 없다면 인생은 정말 지루하고 무미건조할거구. 무언가 한가지 부족한게 있어야 한다면 엄마는 지금처럼 기꺼이 돈이 없는 편을 택하겠어. 대신 소중한 가족이 있고, 아직은 건강이 있고, 매일 저녁마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잠자리에 들수있는것. 엄마는 그런 지금 이순간이 가장 행복한 황금기라 생각해. 오늘 또 외할머니댁 다녀오면서 밭에서 즐거운 추억하나를 쌓고 오지 않았니? 사는 동안 주어진 시간과 건강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야하지만, 너무 최고가 되려고 애쓰진 말고, 소중하고 행복한 추억 하나하나 즐겁게 쌓아가면서 주신 삶을 행복하게 잘 살아내자구. 나중 삶을 마감하는 날 즐겁고 소중한 추억을 가장 많이 쌓은 사람이 가장 잘 산 사람이 아닐까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