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감사하고 잘한 것중 하나는 너희들이 어릴때 집에서 함께 있어준 것같아. 어린시절은 정말 잠깐새 지나가버리는데, 일을 하느라 아이들의 사랑스럽고 예쁜짓도 많이 보지못하고 지나가는 부모들도 적지않거든. 그런데 나또한 육아가 처음이다보니 지울수도 되돌릴수도 없는 치명적인 실수들을 했어. 둘째가 태어나고 10개월쯤 부터였던것 같다. 호정이 너는 벌써 한글을 알아서 네살부터 혼자 책을 읽었어. 그리고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스스로 옷도 입고 양치도하고해서 나도 모르게 첫째인 너는 큰애취급을 해버렸단다. 사실 그때는 내가 체력적으로 고갈이되어 산후우울증인지 육아후유증인지를 나도 모르게 겪고 있었거든. 근 6개월 가량을, 양육자와의 유대관계 및 인격의 기초가 쌓이는 너무 중요한 시기인 만3세에 나는 첫째 너에게 나의 모든 스트레스를 풀어댄것 같고, 집이 떠나가라 소리늘 질러댔단다. 하필 그때 어린이집에서도 너희 반에 학대비슷한 사건이 터졌고, 집에서도 어린이집에서도 자존감이 바닥을 칠수밖에 없는 유년시절을 우리 호정이가 보냈어. 어린이집 생활이 어떤지 관심갖고 지켜봐주지 못한것도 미안하고, 너무 여리고 어린 너에게 소리지르고 평생 무서운 엄마로 기억에 인식시킨게. 너무 너무 미안해. 후회되고 미안하다고 호정이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은 부분이야. 둘째를 야단치는 데도 네가 소스라치게 놀라는 모습을 보면 그때의 트라우마가 남아있는가 싶어. 네가 손톱을 물어뜯는다고, 잘때마다 엄마의 목덜미 상처를 글어댄다 해도 야단을 칠수없는게 다 그때 엄마의 행동때문인듯해서야.
게다가 다른 엄마들처럼 미리미리 좋은 어린이집에 예약을 해두고, 한곳에 잘 다니게 해줬어야 했는데, 다섯살에 어린이집을 옮겼고, 이미 3세부터 친구관계가 형성된 어린이집에 낯설게 합류시켜서, 힘들게 적응하게 했어.
또한가지, 네가 9개월 후반 즈음에 길에서 만난 영업에 열심이던 학습지교사의 권유로 유아학습을 시작하게되었고 월간교재로 오는 책한권과 비디오. 아무리 학습물이지만 너무 일찍 미디어에 노출시켜준 실수를 범한것 같아. 나중 보니 권장연령이 13개월부터였더라는. 거기다 너무 어린 생명체와 어떻게 놀아줄지 모르는 엄마는 그냥 묵묵히 아이곁에서 아이 노는것만을 지켜보고 있었어. 적극적으로 놀아주지 못하고. 그게 가장 아쉽고 후회되. 아이를 낳으면 첫해는 서로 적응하고 키우느라 정신없겠지만 최대한 5세까지 친구처럼 열심히 함께 놀아 주렴. 긴 육아 가운데 80프로는 5세 이전에 결정되는것 같아. 100의 육아 에너지를 5세까지 쏟아놓으면 나머지 긴 육아가 훨씬 수월하거든. 물론 엄마의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생후 0~36개월은 정말 중요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