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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망 Jan 02. 2022

어떤 집에 살고 있나요?

공동주택

ebs의 '집'이란 프로를 즐겨 보는 편이다.

프로는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보여 준다.

그곳에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하며 직접 실천에 옮긴 사람들도 많다.


나는 어릴때 꿈이 가난하게 구체적으로는 단칸방에서 살고 싶었다.

부자가 안돼봐서 모르겠지만, 둘중의 삶을 고르라면 가난한 삶이 더 재미는 있는것 같다.


남편이 실직을 하고 동료들과 공장을 차리면서 부모님께 물려받은 집을 담보 해서 지금은 조그만 다세대주택 월세를 살고 있다.

대문도 제대로 없는 2층 외진문을 열고 들어와야 하지만 나는 이 집이 참 마음에 든다.

어릴적 꿈?을 이룬것 같다.

부유하진 않았지만 거의 평생을 아파트에서만 살아서(비싸지 않은) 공용 마당이지만 상추 조금 심을 화단도 있는 지금 이런 집이 난 정서적으로 너무 좋다.

거기다 윗집 아랫집 이웃들도 다닥 다닥 붙어 있어서 심지어 주방에서 서로 얘기 하는 소리도 들릴 정도로 한집에 사는 양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집이 언덕 꼭대기에 있다보니 눈이 오면 서로 나와 앞마당을 함께 쓸어야 한다.

일이라기 보단 서로 반갑게 그리고 재미있게 봉사?를 하기도 한다.

직장에 다니는 3층집을 위해 계단을 쓸어 줄 때면 왠지 뿌듯하고, 차다니는 거리까지 쓸어 주는 이웃 어르신들을 보면 존경스럽기도 하다.


가끔 아이들을 가르치러 아파트 회원집을 가면 햇살이 따뜻하게 비추는 거실 그리고 잘 꾸며진 아이 방을 보면 가끔 나도 아파트에 살고 싶은 마음이 조금은 들지만,

나는 그 돈이면 기꺼이 단독주택을 선호한다.


지난번에 주말주택을 재미있게 봤는데,

서울 아파트 살이를 하는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젊은 부부들이 경기도권 저렴한 땅을 사서 이동식 주택을 갖다 놓거나 직접 집을 짓는 등

주말에만 가족들과 이용할 그야말로 세컨 하우스를 마련하는 것이다.


나는 바로 저거다 싶었다.

비싼 서울 땅에 저렇게 아이들이 뛰놀 넓은 마당을 마련해 주지 못할 바에 근교에 폐가라도 사서 리모델링해 주말이라도 실컷 뛰놀게 하는것 정말 부러웠다. 당장 친한 동생에게 3년 혹은 5년 적금을 부어 같이 실천에 옮기자고 했다.


오늘은 공동 주택에 관한 주제였다.

이제껏 나홀로 오지 혹은 산속에 아니면 근교에 나만의 개성 있는 집을 짓고 사는 혹은 버려진 고물 버스를 개량해 집대신 이동식 집에서 사는 분 등 다양한 삶의 모습들이 다양한 가옥의 형태만큼이나 재미있게 방송됐었다.


오늘은 내가 늘 친한 친구나 동생에게 강조해왔던 같이 살 수 있는 집에 관한 이야기였다.

각자 형편에 맡는 여덟가구가 하나의 공동 주택을 지어 아랫 층에는 식구가 많은 집이 넓은 공간을 쓰고 윗층으로 올라갈수록 단독세대 등이 거주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여유는 있지만 노년의 외로움을 덜고자 한집 살이를 신청한 노부부도 계셨다.


함께 산다는 것. 그 재미를 나는 지금 이 집에 와서 정말 오랜만에 느껴봤기에 너무 공감하면서 봤다. 아주 어릴때 동네에서 느꼈던 그런 정겨움 들을.


내가 지인들에게 늘상 가까운 근교에서 같이 집을 짓고 살자고 타령을 해왔는데

이 방송을 보니 이미 그런집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타운하우스라든가 공동 주택 등.

좁은 공간에 땅콩하우스처럼 위로 길게 지에 두 가구 정도가 같이 살 수도 있고

마당은 하나로 쓰되 집은 각자의 공간이 별도로 있는 등

그야말로 내가 바라고 원했던 형태의 집들이 이미 다른 누군가는 실천하며 살고 있었다.


타운 하우스도 처음부터 친한 지인들끼리 들어가 산 것은 아니지만, 옛 마을의 정취처럼 서로 담이 없이 이웃들과 그야말로 이웃으로 가깝게 지낸다.

당장은 실천하지 못하지만 참 부럽고 새로운 꿈을 갖게 만드는 부분이다.


지금 집은 내가 아주 어릴때처럼 거의 단칸방 수준이어서 자녀의 수화기속 친구들과의 대화 소리까지 간섭을 하며 들을 수도 있다.

각 방이 없다보니 아직은 그럴 필요를 못느끼다 보니 각자 떨어져 있는 시간이 없다.

그야말로 넷이 안방에 옹기종기모며 무언가를 해야한다.

지금처럼 방학이어서 늦게까지 자도 되는 시기에는 더욱 아이들이 공연을 해주던지, 같이 카드놀이를 해주던지 매일 저녁 레크레이션 하나씩은 해주고 놀고 잔다.


다행히 공장을 차린지 3년이 되는 내년 그리고 후년부터는 남편도 다른 집들처럼 정상적인 월급을 갖다줄 수 있을거라 하니,

나는 알바 정도만 아이들 학원비만 벌면되는 심적 부담을 놓게 되어

나도 남들처럼 친한 동생과 공동 주택 혹은 주말주택이라도 꿈꿀수 있게 됐다.


요즘 아이들 꿈이 대부분 유튜버나 연예인이라고 하는데 그만큼 다양한 직업을 체험해 보지 못해서 또는 알지 못해서 그 아이들이 눈에 보여지는게 그런것밖에 없어서는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나역시 어릴적 선생님이나 약사 정도가 내가 아는 내가 볼 수 있는 정도였다.


건축 설계사가 저렇게 멋진 직업인지, 집이란 것이 우리 삶에 저렇게 많은 영향을 끼칠수 있는것인지 진즉 알았다면 나도 한번쯤 건축일을 꿈꿨을지, 다시 태어난다면 건축학과에 갔을지 모를 일이다.

요즘 티비 강의에도 많이 나오는 그 건축학교수님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세상의 다양한 직업을 많이 보여주고 알게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서없지만, ebs의 집이란 프로 그리고 구해줘 홈즈 같은 프로를 보면서, 어찌 보면 그림의 떡일 수도 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다양한 집의 형태를 그리고 삶의 모습들을 엿볼수있게 해주는 프로라서 나는 너무 재미있고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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