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아침의 피아노》

철학자 김진영 선생님의 유고집

by 문슬아
한 생을 세상에서 산다는 건 타향을 고향처럼 사는 일인지 모른다. 그러다가 어느 때가 되면 우리는 문득 거기가 타향임을 깨닫고 귀향의 꿈과 해후하는 것은 아닐까.


철학자 김진영 선생님의 유고집. 임종 3일 전 섬망이 오기 직전까지 병상에 앉아 썼던 234편의 일기는 하루씩 죽음에 더 가까워지는 동안 몸과 마음을 지나간 세상과 타자를 꼼꼬하게 사유하고 읽어낸 아포리즘이다. 간결한 단어와 문장인데도 하나하나 묵직해서 천천히 읽을 수밖에 없었다. 영원히 살 것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남긴 다정하고 정직한 유언처럼 느껴졌다. 사랑, 품격, 아름다움 같은 것들을 골똘히 생각하게 되는 글이었다. 이 책을 함께 읽고 싶은 소중한 얼굴들이 떠오른다.


《아침의 피아노》(김진영, 한겨레출판, 201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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