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보잡 매거진 에디터의 성장기 3화
2021년 10월
출근하자마자 불길한 예감이 나를 감쌌다. 정말, 아무것도 준비된 것이 없었다.
대표가 30년 전, 일본의 한 잡지사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다는 것 말고는 매거진과 관련된 지식과 경력이 있는 사람이 전무했다. 나 빼고..
그런데 더 황당한 것은 이름만 매거진이지 막상 이 회사가 하고 싶은 것은 인터넷 뉴스 매체라는 것이었다. 종이잡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웹진을 만드는 곳인가 했더니 그도 아니었던 것. 게다가 뉴스를 발행할 홈페이지 마저 존재하지 않았다.
결국, 잡지가 아닌 일간 언론사로 방향을 급 전환하게 되었고, 초반 홈페이지 작업부터 이 언론사의 방향과 기사의 틀, 취재 메뉴얼을 만드는 것, 그리고 이 직종이 처음인 동료 기자를 교육하는 일까지 모두 나에게 맡겨졌다.
면접 때 포토샵을 조금 만질 줄 안다는 내 말을 무슨 동아줄 처럼 잡고서 로고를 만들어줄 수 있냐고 대표가 물었다. 반나절동안 뚝딱거리며 만든 로고가 회사의 정식 로고가 되었고, 나는 생전 써보지도 않은 워드프레스로 열심히 구글링을 해가며 홈페이지 작업을 했다. 그리고 틈틈이 보도자료 작성법과 건강 컨텐츠 기사 쓰는 법 등을 교육하고, 기사를 축적해나갔다.
그렇게 한 달의 시간이 흐르고 홈페이지를 통해 첫 기사를 발행했다. 월 5만뷰 달성하면 한 달에 광고비로 천만원은 벌 수 있다는 동업자 이사님의 말만 믿고 시작된 건강뉴스에 대표는 큰 희망을 걸었다. 커다란 화이트보드에는 일간 기사 발행수가 기자별로 몇개인지, 방문자 수는 몇명인지 적어나가야 하는 칸이 촘촘하게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각종 sns에 카드뉴스를 만들어서 발행할 새로운 디자이너가 출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