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보잡 매거진 에디터의 성장기 13화
탈서울 후 김천에 살게 된 지 1년 7개월이 된 무렵, 뜨거운 여름날이었다. 우리가족은 또 한 번 낯선 곳으로 이주하기로 했다. 강원도 고성이다.
고성으로 가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다. 전세사기 당했던 서울 집문제가 5년이라는 긴 싸움끝에 거의 해결이 되었고, 남편은 육아휴직에서 퇴직자 신분이 되었으며, 첫째아이가 초등학교를 입학해야할 시기가 다가왔다. 여러모로 변화의 상황.
김천에서도 충분히 지금처럼 삶을 꾸려갈 수야 있겠지만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마침 고성에 방치되어 있는 집 한채가 있었고, 우리가 고쳐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남편은 그곳에서 독채 민박을 운영해보고 싶어 한다. 아이들이 살기에도 자연과 더 가까운 환경이기도 하고, 김천 소도시에서 애매하게 지내는 것보다야 나을 것 같았다. (자세한 이야기는 고성살이편에서)
나는 이사하기 전 여러가지 준비해야할 것들과 아이들과 시간을 잘 보내야 할 필요성도 있어서 퇴사를 결심했고, 10월 말까지 약 두달 간의 시간을 두었다.
대표에게 퇴사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창립멤버이자 편집장이라는 자리라 대체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말꺼내기가 미안하고 조심스러웠는데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드려야 겠다는 의무감이 컸다. 어렵지만 말을 꺼냈고, 회사에서도 매거진팀에 대한 또 다른 차원의 고민의 벽을 마주하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눈치도 보이고, 미안함도 있고 또 아쉬움도 있었다. 그동안 너무 열심히 이끌어왔고, 이뤄낸 성과들이 아깝게 여겨지기도 하고, 동료들과 헤어짐이 아쉽고 미안하기도 했다. 나는 좋은 동료이자 선배였을까 자꾸 되묻게 되었다.
무튼 '퇴사'라는 큰 일을 앞두고 마음이 복잡했다. 앞으로 뭘 하면서 먹고살지 걱정의 눈길도 받았다. 나름대로 계획하는 것들이 있지만 사실 남편도 나도 불확실성을 안고 시작하는 일이다. 아이 둘을 키우는 입장에서 새로운 도전이란 참 어려운 과제이지만, 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기회가 있을까 싶다. 이렇게 새로운 변화 앞에 서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