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의 배움에 첫 발을 딛다
시간이 흘러 사회생활을 하게 되었다. 나의 사회생활 초반은 많이 우울했다. 첫 회사는 6개월이 지나자 사정이 좋지 않아 권고사직을 받았다. 첫 직장에서 권고사직이라니 생각지도 못 했고 힘들었다. 이어서 두 번째 갖는 직장도 그리고 3번째도 순탄하지가 않았다. 거듭된 실패가 나를 힘들게 하였고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답을 알고 있는 누군가가 필요했던 시기였다. 그리고 찾게 된 곳이 점집과 사주 카페였다.
가장 힘들었을 때 가장 많은 점과 사주를 보았다. 친한 언니가 어디가 용하더라 라고 하면 예약을 하며 찾아갔고 예약이 안된다고 하면 하루 종일 기다려서 봤다. 그렇게 기다림 끝에 내 차례가 다가오면 앉아서 속이 뻥 뚫리는 말을 해주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내 상황을 전혀 알아맞히지 못했다. 대체 무엇이 용한다는 것인가. 삶은 힘들었지만 귀는 팔랑귀가 아니었나 보다. 어쩌다 맞는 한두 개의 상황을 보고 용하다는 말을 난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보다 보면 정말 용한 사람을 만나지 않을까 하고 잘 본다는 말을 들으면 한 번씩 찾아가곤 했다.
점을 볼 때 내 것만 보는 것은 아니 었다. 가족들 것도 한 번씩 받는데 한 번은 남동생 것을 보다 "어떻게 잘 살 수 있나요"라고 물었더니 "이 아이는 잘 살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하였다. 신경 쓸 거 하나도 없고 스스로 알아서 잘할 거라고. 그리고 나는 대학생인 남동생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잘된다고 하였기에. 하지만 난 그 선택을 두고두고 후회했다. 남동생은 학교 성적이 3.0이 안되게 졸업하였고 이력서도 쓰고 싶은 곳을 넣지 못하여 가족들이 힘들었다. 그리고 그 뒤로 사주와 점을 더 이상 보지 않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 결혼을 하여 첫째를 가졌고 제왕절개로 첫 딸아이를 품에 안았다. 아이를 가지면 그런 것인가. 좋은 것만 먹이고 좋은 것만 주고 싶은 이 마음. 그러다 문득 좋은 날도 택해줄걸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남동생의 계기로 사주를 믿지 않기로 하였지만 그래도 인생 삶면서 답답할 때 사주가 좋아요 라는 말을 들으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둘째는 택일을 잡아 주기로 했다. 둘째를 가지고 나서 택일을 잡아야 하는데 고민이 생겼다. 어디서 택일을 잡아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많은 곳에서 점을 봤기에 진정한 실력자를 찾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태어난 순간을 결정짓는 택일을 아무 곳에서나 잡을 수 없었고 난 잘 보는 곳을 검색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사주를 공부하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난 이거다라고 결정지었다. 내가 공부해서 잡으면 되겠구나 하고 접수를 하였고 임신 3개월에 태교 겸 역학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공부를 하다 보면 알게 되겠지. 정말 이 역학이 진짜 인지 가짜인지. 얼마나 정확한 근거로 만들어진 것인지에 대해서. 둘째의 택일로 명리의 길로 발을 딛는 계기 었고 3년 안되게 배운 명리를 무겁지 않은 소재로 글을 써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