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의 여름 방학 점심 메뉴- 누구나 좋아하는 볶음밥

이번에는 김치볶음밥이다

by 당근의 꿈

사람의 체력은 한정적이다. 그리고 나이가 먹을수록 더욱더 딸린다.

10년 전과 5년 전 그리고 1년 전을 비교해 보면 확실히 활동이 줄었다.

이는 비단 체력뿐 아니라 돈도 한몫했지만 어쨌거나 해야 하는 일이 많을 때 때론 버겁다는 생각이 든다.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나 하면... 점심 메뉴 만들기 싫다는 말이다.

사람인지라 체력적으로 힘들고 그리고 어제의 뿌듯 함을 오늘의 피곤함이 사정없이 짓누르고 있다.

할까? 말까? 할까? 말까?을 고민 하던 중 유부초밥이 비워진 그릇을 보았다.

순간 피곤함을 사정없이 때리는 뿌듯함. 뿌듯함 승!

다시 일어나서 점심을 무얼 할지 고민해 본다.

동일한 메뉴를 만들면 좋지만 어른도 같은 음식 두 번 나오면 질리는데 아이들은 더욱 그러지 않을까? 또 머리가 "다른 메뉴를 만들어"라고 피곤한 길을 제시한다.

무엇이 좋을까? 집안을 둘러보다 양파망에 양파 한가득이 보였다.

순간 속으로 외쳤다. '당첨, 바로 볶음밥이다."


볶음밥은 한 가지만 있어도 된다. 양파 혹은 파. 볶음밥이 맛있는 이유는 바로 기름에 볶았기 때문이다.

무엇을 먹든 기름에 볶아 먹는 건 맛있다. 하지만 한 가지 재료만 넣는다면 영양의 불균형을 보이기에 집에 있는 야채를 다 모아 보았다. 김밥 만들 때 사용하고 남은 당근 꼬투리. 양파와 파. 햄은 넣을지 말지 고민했다. 아이들이 그리 좋아하지 않으니 패스~~~.

대신 눈물 나게 양파를 듬뿍듬뿍 썰었다. 무려 한 개 반이나. 양파를 좋아하는 개인적인 취향도 있지만 이럴 때 많이 먹어줘야지. 눈물은 정성의 증거이고 목표를 완료하는 순간까지 멈추지 않았다.

그다음은 파다. 파 역시 양파처럼 눈물 나기 그지없지만 다행히 미리 흘려 놓은 눈물의 파가 냉동실에 있기에 모셔왔다.


"애들아~ 내일 점심 볶음밥 어때?"


한참 기름을 야채와 볶는 도중 물었다.

이럴 때 보면 답정너인 듯하다. 이미 볶음밥을 하고 있는데 어떠냐고 물어보다니. 답은 이미 볶음밥인걸.

하지만 끝날 때까지 인생은 모른다.


"엄마, 나는 김치볶음밥"


둘째에게는 좀 매울 듯하여 야채 볶음밥을 하려 했으나 저번에 먹었던 김치볶음밥이 맛있었는지 김치볶음밥을 외친다.

현재 볶음밥에서 김치볶음밥으로 방향을 틀 수 있는가? 물론. of course.

김치 냉장고에서 잘 익은 김장 김치를 꺼내 가위로 썰었다.

이미 야채가 볶아져 있기에 도마를 꺼내고 칼로 썰기에는 늦을 듯싶어 가위를 대령했다.

가위는 칼보다 정교하지 않지만 시간과 뒤처리를 아낄 수 있다. 이럴걸 융통성이라 한다.

그럼 융통성이 없다. 문제가 되는가? 그렇지 않다. 좀 더 힘들 뿐이지. 융통성이 좋은 사람이 좀 더 편하겠지.

모든 논리에 통하는가? 또 그렇지 않다. 잘못하면 부메랑이 되기도 하니. 아~ 주제가 이탈하려 한다.

다시 야채가 볶아지고 있는 궁중팬에 집중해 본다.


궁중팬에 기름을 좀 더 투하한다. 김치 역시 기름에 볶아줘야 맛이 더 난다.

여기서 고민을 한다. 야채에 간을 할지. 아니면 밥을 넣고 볶으면서 간을 할지.

일단 야채에 1차 간을 하기로 했다. 이유는 밥이 싱거워도 양념된 야채들이 커버해 줄 테니깐.

또한 야채에 간을 하면 간이 잘 스며들겠지만 밥까지 넣을 경우 간을 하기가 좀 더 힘들다.

밥 사이사이 간들이 잘 들어가기 위해서는 많이 저어주고 맛을 봐야 한다. 저어주다 보면 밥도 으깨지기 쉽고 또 생각처럼 골고루 간이 안될 수도 있다.

대신 야채에 간을 하게 되면 야채는 밥 주위를 둘러쌀 것이고 밥이 싱거울 때 이를 보완해 줄 것이다.

1차 간이 되면 밥을 투하해 준다. 그리고 2차 간을 한다. 야채 위로 밥을 투하했기에 2차 간은 밥 주변으로 뿌려준다. 야채만 믿고 밥 간을 안 하면 낭패를 본다. 김밥이든 볶음밥이든 밥 간은 참 중요하다.


무려 김치볶음밥이 위의 통으로 5개나 나왔다. 나 자신에게 짝짝짝 박수를 보낸다.

사진들을 찍어 놓지 않아 서랍에 있는 통 냉동실에 있는 통들에게 연락하여 모셔왔다.


이 정도면 저녁까지 먹을 수 있을 듯하다.

그런데 방학이 며칠 남았지? 이제 4일 지난 건가? 그런데 왜 이렇게 오래된 듯 하지?

아이들은 아마 반대이겠지? 하루 같은 4일이 지난 것 같을 것이다.

이게 세상의 균형이 아닐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