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매주 복권을 산다.
남편도 한 장, 나도 한 장.
복권을 산 지 10년이 넘었다.
이제는 복권을 안 사면 불안할 정도로 복권에 중독되었다.
남편의 간절함이 30여 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님께 닿았을까.
아버님이 그의 꿈에 나타나 복권 번호를 알려주었다.
그것도 세 번이나.
꾸준하게 그 번호들로 복권을 구매하고 있다.
매주 그는 당첨 번호를 확인하고 두툼한 손으로 5천 원짜리 종이를 꾸긴다.
기대감을 꾸기듯.
“도대체 복권을 언제까지 사야 하는 거야?”
남편은 한숨을 쉬었다.
“돈 아까워. 매주 사는데 5천 원도 안 되잖아.”
그의 말이 맞다.
그러고 보니 복권을 언제까지 사야 하는지를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끼니때가 되면 밥을 먹고 밤이 되면 잠을 자는 것처럼 매주 복권을 샀다.
살면서 무언가를 이렇게 꾸준하게 한 일이 있었던가.
부끄럽지만 없다.
“이번에 5천 원도 안 되면 앞으로 복권 안 살 거야!”
그는 핸드폰 카메라로 복권 오른쪽 위에 있는 QR코드를 찍었다.
“어? 3개 맞았다!"
타이밍도 기가 막히지, 복권이 밀당에 성공했다.
이번 주에도 우리는 살 것이다.
복권, 아니 꿈과 희망의 나라로 가는 티켓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