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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그리고 시작

by 정유쾌한씨

2025년 3월 26일. 나 혼자 챌린지를 시작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챌린지'라는 단어는 본래 도전을 의미하지만, 최근에는 어떤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을 말하기도 한다. 나는 작년 3월부터 교육 관련 기사를 매일 한 편씩 읽고, 요약본을 SNS에 올리고 있다. 하루도 빠짐없이. 해외여행을 가서도 챌린지에 도전했다. 요약본을 깜박하고 못 올린 날에는 다음 날 새벽에라도 일어나서 올렸다.


나는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 30대 초반에 사교육업에 발을 들여 이 일에 종사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스스로 내공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교육 관련 기사를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읽기만 하면 바쁘다는 핑계로 실천하지 못하는 날이 많을 것 같아서 요약본을 SNS에 올리기로 했다.


챌린지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년 전에 사교육업에 종사하는 30여 명의 선생님들과 함께 다이어트 챌린지에 도전한 적이 있다. 2023년 6월부터 2024년 1월까지 나는 매일 먹은 음식과 운동 기록을 SNS에 공유하고, 한 달에 한 번 몸무게 인증 샷을 단톡방에 올렸다.


챌린지에 참여하기 전에는 단기간에 체중을 줄이려고 하다 보니 매번 실패했었다. 이번에는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먹고 싶은 음식을 다 먹되 양을 조절하고, 일주일에 두 번 한 시간씩 운동했다. 잘못된 식습관도 하나씩 바꾸었다. 처음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지만, 점점 몸이 가벼워지는 걸 느꼈다. 그 결과 8개월 동안 5kg을 감량했다.


처음 도전한 챌린지에 성공하며 자신감을 얻은 나는 66일 동안 매일 글을 쓰는 챌린지에도 도전했다. 우연히 지인이 SNS에 올린 챌린지 홍보 글을 보고 호기심에 신청했다. 사실 나는 어렸을 적부터 글쓰기에 관심이 있었다. 고3 때는 문예 창작과와 방송극작과에 합격했지만, 집안 사정으로 다른 길을 선택해야 했다.


66일 동안 매일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었다. 독서량이 적어 어휘력이 부족했던 나는 짧은 글을 쓰면서도 남들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V 대신 노트북 화면을 보는, 휴대폰 버튼 대신 키보드를 누르는 내 모습이 좋았다. 하얀 종이에 검은 글자를, 내 이야기를 담는 일도 좋았다. 그렇게 2년 전 여름부터 꾸준히 글을 써왔고, 지금도 계속 글을 쓰고 있다.


챌린지는 내 삶을 바꿔놓았다. 다이어트와 글쓰기 챌린지를 통해 나는 무언가를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챌린지는 쉬고, 나 혼자 챌린지에 도전하고 있다.


3월 26일을 한 달 정도 앞두고 나는 SNS에 올린 약 330개의 교육 관련 기사 요약본을 둘러보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11개월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솔직히 눈에 띄는 변화는 잘 모르겠다. 다만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고 있는 내가 대견하다다고나 할까.

‘챌린지를 계속 도전할 것인가, 멈출 것인가?’


나는 고민 끝에 결심한다. 3월 31일, SNS에 마지막으로 교육 관련 기사 요약본을 올리며 지난 1년을 자축하기로. 그리고, 또 다른 챌린지를 시작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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