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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보통의 하루를 보내다

추석은 위험해 3

by 정유쾌한씨


아주 보통의 하루를 원해


다음 날, 새벽 6시 반을 알리는 휴대폰 알람이 울렸다. 더 자도 된다고 어머니가 말했다. 남편과 나는 한 시간을 더 자고 일어났다.


“어제 화상 입은 데는 어때요?”


남편은 화상 입은 부위를 보여 주었다. 물집들이 생겨났다. 나는 눈살을 찡그렸다. 남편은 아프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아침은 전날 식당에서 포장해 온 부대찌개를 끓여서 먹었다. 설거지를 하고 안방으로 갔다. 배를 깔고 엎드려 책을 읽다가 잠이 들었다.


점심은 배가 안 고파서 송편을 먹고, 컵라면도 먹었다.


어머니, 남편과 나 이렇게 셋이서 작은집에 갔다. 작은어머니가 쌍화차를 준다고 했다. 나는 손을 저으며 사양했다. 처음에는 안 마신다고 하고는 차를 홀짝홀짝 맛있게 마셨다. 한 시간 정도 이야기를 나누고 집으로 왔다.


나는 집에 오자마자 잤다.


저녁에는 치킨과 똥집 튀김을 포장해 와서 먹었다. 나는 느끼하다고 하면서 많이 먹었다. 느끼해서 불닭볶음면 컵라면도 먹었다.


“또 라면 먹니?”


어머니는 놀라워했다. 나는 멋쩍게 웃었다.


저녁을 먹고 남편과 나는 집으로 향했다.


나 “잘 쉬다 가네.”

남편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추석이 추석 같지 않아.”

나 “그러게. 우리가 아이가 없어서 그런 거 아닐까?”

남편 “그런 걸 수도 있고.”


오늘은 무사히 지나갔다. 내일은 친정에 가고 수요일부터는 무엇을 하며 연휴를 보낼지 행복한 고민을 했다. 나는 차 안에서 잠에 곯아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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