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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감성 Jan 22. 2024

어쩌다 보니

백번 째 글입니다.


  글을 올리고 다시 한번 읽어 보았다. 역시 잘못된 글자를 발견하고 (쓸 때는 모르는데 왜 쓰고 나면 매번 이렇게 많은 오타가 보이는지) 몇 글자 고치고 다시 발행을 눌렀다. 이번 글이 99번째 글이라는 사실도 함께 알았다. 잠시 생각에 해봤다. 다음 글이 백번 째라 뭔가 특별한 내용을 쓰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보았다. 글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 한번 써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까지 (블로그에 글을 올 때)는 흔히 말하는 일상을 즐기다 짬짬이 묵혀두었던 글을 살을 더해 블로그에 올렸다. 글을 쓰는 이유는 내 삶에 뭔가를 남기고 싶었고, 또 지금 가지고 있던 감정과 느낌들을 적어 보고 싶었다. 아주 어릴 적 일기를 읽으니 그 느낌이 아주 좋고, 그때는 이런 생각을 하고 살았구나 라는 추억을 불러일으켜 그때부터 일기형식이 아닌 삶 속에서 느끼는 것들을 적기 시작했다. 그런 내 모습을 본 동생이 어느 날 말했다. 


“글 쓰는 게 좋으면 한번 브런치 작가에 도전해 봐!?”


“브런치 그게 뭔데?? 아냐 난 그냥 내가 좋아서 쓰는 거라 이걸로 충분해”


  사실 나는 관종인 편에 속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여러 사람들에게 받는 지나친 관심은 싫지만) 예전에는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나서 조회수가 얼마나 올라가는지 틈이 날 때마다 확인한 적도 많았다. 특히 심혈을 기울여(내가 생각하기에) 며칠씩 걸려 쓴 글 같은 경우는 더욱 그러했다. 하지만 조회수는 글을 잘 쓰고 못쓰고 를 떠나 사람들이 평소에 관심을 갖는 부분에 대해 쓰면 엄청 많은 조회수를 보였다. 예를 들어 여행에 관한 글이나 음식에 관한 글을 올리면 천명 단위까지도 오르는 걸 보니 신기했다.


  블로그에 광고 협찬 문의 쇄도가 지겨울 시점에 브런치에는 그런 것이 없다는 이야길 들었다. 브런치는 블로그처럼 계정만 있다고 해서 아무나 글을 쓸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글을 쓰기 위해서는 나름 심사를 거쳐야 하는 곳이었다. 


   이 부분이 나에게는 오히려 좋은 동기부여로 다가왔다. 내가 쓰는 글이 과연 작가라는 칭호를 얻을 수 있는지 한번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 예전에 썼던 글 중 그래도 꽤 괜찮다고 생각하는 글하나를 올리고 작가신청을 하고 며칠 기다렸다. 하지만 아쉽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아 ~ 역시 작가는 아무나 안 되는 건가..” 


  하고 생각이 들 찰나  밑바닥에서 서서히 의욕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어디 한번 해보자 라는 마음 같기도 했는데 그래서 여러 번 새로운 글을 쓸 때마다 신청하고 떨어지고 또다시 신청을 반복했다. 그렇게 여러 번 떨어지고 나니 점점 의문이 들었다. 대체 여기서 원하는 작가의 기준이란 대체 무엇이고, 뽑히는 기준이 뭔지 그리고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궁금해서 결국 다른 작가들의 글을 읽어야만 했다. 


  다른 작가의 읽고 나와의 차이점을 알게 되었다. 여행에서 대해서 쓴 작가의 글은 마치 내가 여행을 하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듯한 느낌을 전달해 주었고, 책에 대한 글을 읽고 있으면  그 책이 전달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잘 알려주었다. 각각의 글들이 주제를 묘사하는 표현력이 나와는 확연히(월등히) 달랐다. 


  하지만 같은 부분도 있었다. 다들 자신이 좋아하고, 경험하고, 관심이 있는 것에 대해서 글을 쓴다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 혹은 경험을 구체적으로 세련되게 쓴 글을 많이 읽게 되었다. 여기서도 역시 작가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사람은 단번에 작가가 되어 많은 구독자를 가지고 책도 냈다. 내게는 그런 재능은 아직까지 없지만 나날이 발전해 가는 노력은 가지고 있는 듯했다.


  게다가 사실 내 인생은 -세련-이라는 단어와 거리가 멀다. 세련되게 행동하고, 생각하면 할수록 어색함에 촌스러웠다. 글에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표현하는 것이 더 잘 맞는 것 같아 내가 쓰는 글은 모두 멋지거나 화려하지 않고 투박함 그 자체이다. 


  그런 이유로 글의 주제를 삶에서 누구나 다 느꼈지만,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들을 최대한 주제로 삼아 써보았다. 위와 같은 것을 살려서(정성껏) 글을 올렸더니, 생각지도 못한 사이 작가선정이 되었다는 알림이와 있었다. 나는 그저 “휴~ 해냈다” 정도이었지만 나보다 더 좋아했던 것은 동생으로 형의 능력을 한층 끌어올리길 원했다.  


 사람들에게 소외된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다 보니 이런 글을 과연 나 말고 누가 읽고 싶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세상에는 분명 나와 같은 부류들도 존재할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은 분명한 내 생각과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집중을 하며 글을 쓰고 그렇게 써 갈 것이다. 


이 글이 훗날 천 번째 글의 큰 나의 원동력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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