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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감성 Dec 27. 2022

가을이야기

내 눈물이 멈출 때까지



  이 방황이 언제쯤 끝나는지 알고 싶었다. 한동안 내 마음을 어디에 둘 곳을 찾지 못했다. 성당에 찾아가 기도해보고 긍정적인 마음가짐도 꽤 오랫동안 해봤다. 그러다 모두 그때뿐이었다. 그동안 해오던 모든 것에게서 쉽게 배신당한 느낌이 밀려왔다. 믿음이 컸기에 그 반대 마음도 큰 탓이었을까?? 심경이 묘하고 복잡했고, 한동안 내 안에서 멈춰 있던 눈물이 나오고 그 눈물은 멈출 기세가 보이지 않았다. 길을 가다가도, 떨어지는 낙엽에도, 홀로 서있는 철새를 보고도, 그리고 달리기를 하다가도 나도 모르게  울컥하며 눈물이 났다. 남들의 시선에서는 마치 미친 사람이 라고 느껴졌을 법 싶다. 40대에 느끼는 이런 감정은 참 씁쓸하게 다가왔다.


  몇 해 전 행복전도사라고 일컫는 사람이 “아침마당”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와 모두 행복해 지려고 노력하면 행복해진다고 전하는 것을 봤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몇 년 뒤 그 사람은 배우자와 함께 동반자살로 삶을 마감했다. 그에게도 그 사람만의 말 못 하는 고민이 있었겠지 하고 생각해 보지만 그보단 그 사람이 한 말에 대한 배신감이 더 크게 다가왔다. 나는 나 자신에게 많은 거짓과 배신을 하며 살아온 것 같다. 충분히 할 수 있지만 그 힘듬을 알기에 미리 포기하고 돌아서는 경우가 허다했고,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란 두려움에 망설여 기회를 놓친 적이 많았다. 이제는 내게 당당하기로 결심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게 일어난 좋지 않은 결과가 가져다준 좋은 점도 몇 가지 있었다. 그동안 질질 끌려왔던 인간관계를 확연하게 뽑아낼 수 있었다. 참 쓸데없는 인간들과 그들과의 관계로 마음고생을 하고 있던 것이다. 정리하고 나니 속이 참 후련했다. 또 내게 남겨진 사람은 몇 안되고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게 하나둘씩 정리를 하니 결국 나란 사람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어떻게 생각하고, 살아왔고, 어떤 인간이었는지 더 면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고명환 (코미디언, 작가, 사업가)의 말처럼 나는 왜 사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지금도 생각 중이다. 먼 훗날의 나는 눈물보다는 미소가 있는 나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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