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감성 Dec 27. 2022

몸이 불편한 사람

나는 정신이 불편한 사람입니다.

  오늘, 몸이 불편한 사람을 보았다. 운동을 하러 가는 길에 절둑이며 걷는 사람을 보았는데 바로 내 몇발치 앞에서 발을 잘못 디뎌 넘어지고 말았다. 그런 그를 보는 순간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 순간 그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예전 몸이 불편한 사람을 도와주다 그로부터 도와주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이유는 도움을 받다보면 혼자서 해야 할 일들을 못하게 되어 버린다는 것이었다. 넘어졌다 일어서는 그와 눈이 마주쳤다. 나의 눈은 안쓰러운 위선과 진실을 무언으로 말하고 있었고, 그의 눈은 아무도 모르게 지나쳐 그냥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태연하게 지나가길 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를 지나쳐 가는 내내 내 어리석음에 마음이 아파 신께 빌고 또 빌었다. 그의 삶에 보다 좋은 일만 가득하길 그리고 몸이 조금이라도 호전 되기를 진심을 담아 기도했다. 정상적인 신체를 가지고도 그보다 못한 삶을 살았다는 생각에 한없이 자책했다. 자기 만족을 못하는 내가 미웠고, 삶 자체를 온통 불만으로 가득찼던 지난 날들이 너무 허무하게 무너지는 것 같아 가슴이 애려 왔다. 그는 몸이 불편했지만 정신은 나보다 훌륭하다. 나는  그야말로 정신이 나약한 사람이었다. 


 지금까지의 내삶은 힘들면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도망친 나를 합리화하는 연속이었다. 무언가 있는 척을 하려 하였고, 겉으로만 화려 했을뿐 정작 내실이 없는 나였다. 이런 내가 무엇을 잘 할수 있었겠나, 어찌 보면 지금까지의 실패들은 당연한 결과였다. 많은 시간과 공간을 돌고 돌아 지금은 여기에 와있다. 바로 밑바닥이다.  그는 이런 내게 하나님이 보내주신 삶을 일깨워 주신 선물이라 생각한다. 앞으로의 나의 삶이 그에게 조금이나마 좋은 삶으로 보답이 되길 바라며 이글을 마친다. 


작가의 이전글 가을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