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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감성 Dec 27. 2022

Running, Rest and Rehab.




  오늘 오랜만에 달려봤다. 그동안 족저 근막염이라는 부상 때문에 한동안 집에서 쉬거나 책과 유튜브와 넷플릭스 만 하루 종일 하다보니 몸이 너무 근질 근질거렸다. 보통은 강아지와 산책을 하루에 두어 번 하기는 하지만 땀을 흘리고 싶었다. 이번 주 들어서 많이 좋아졌다는 걸 알게 되었다. 통증이 많이 줄었고, 의식을 하지 못할 때에는 내가 아팠다는 걸 가끔씩 잊을 때가 많았다. 그것은 분명 좋은 징후이다.

부상 초기 시절, 발바닥이 많이 아팠을 때는 그냥 무조건 쉬는 게 답이라고 생각하고 마냥 쉬었다. 그러나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보니 족저 근막염의 회복 기간은 상당히 길다는 설명을 듣고선 이대로 아무것도 안 할수는 없는 거라 생각하고 나름 스포츠 재활을 전공하였으니 스스로 내 몸 재활 프로토콜을 만들어서 재활해 보기로 하였다. 


   일어나서 아침에 산책을 할 때마다 스트레칭을 하면서 발바닥 통증이 어느 정도인지 다리를 점검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산책을 하다가도 만약 다리에 통증이 오는 것이 느껴질 때면 뒤도 안 돌아보고 집으로 되돌아온다. 족저 근막염은 반복적인 부하에 취약하기 때문에 부하를 줄여주는 것이 가장 좋다. 예전에 발에 문제가 없었을 때는 산책도 한 시간 이상을 넘게 다녀오곤 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30분 정도로 시간과 거리를 모두 줄였다. 


   재활 초기에는 집에서 별거 안 하고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면서 그냥 많이 쉬었다. 많이 걷지 않으니 조금씩 효과를 보는 것 같았지만, 그것도 어느 기간이 지나자 효과가 없는 것과 같아졌다.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로 하였다. 재활 책과 믿을 만한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 알아보니 발바닥과 종아리 쪽 마사지와 스트레칭이 족저 근막염 부상에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즉시 바로 실행을 하였다. 발바닥과 종아리에 로션이나 오일을 발라 10분 정도 부상 부위 주위 근육들을 풀어주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생각 외로 근육들이 그동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지 다들 많이 뭉쳐 있었다. 게다가 스트레칭을 해보니 예전엔 가볍게 되던 손바닥 땅에 닿기가 힘들었고 오랜만에 하는 스트레칭이다 보니 예전에는 가능했던 허리를 숙여 앞이마가 무릎에 닿는 것이 불가능했다. 할 때마다 허벅지 뒤쪽 햄스트링 부분과 엉덩이 근육 쪽에 엄청난 통증과 함께 그 부위의 유연성이 많이 짧아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러번의 스트레칭과 마사지로 이완이 되질 않는 부분을 자극해 주니 아주 약간 이마와 무릎이 아주 잠시뿐이지만 닿을수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한 가지는 종아리 마사지와 허벅지 스트레칭을 해주고 나니 통증이 더더욱 줄어들었단 사실이다. 처음에는 병원에서 처방해 준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고 있었기에 통증이 줄어든 거라고 생각했지만, 약 먹기를 중단하고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며칠 해주니 통증이 더욱 줄어 들었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하루 세 번 시간을 정해서 마사지와 스트레칭을 꼭 해준다. 


  그렇게 한 달 반가량이 지났다. 오늘 크리스마스이브이자 토요일이지만 별다른 약속도 없다.( 외롭다는 감각도 느껴지질 않는다. ) 어제는 정말 추웠는데 오늘은 산책을 다녀오니 날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오후 1시에 한번 내 부상의 회복이 정도 되었는지 실험해 보고 싶었다. 아주 가볍게 1km만 달려보고 아프면 바로 그만 두자 라는 식으로 정하고 아주 천천히 제자리뜀과 같은 동작으로 시작해서 서서히 속도를 1km당 8분 10초의 페이스로 맞추어 달리기 시작했다.(이걸 달리기라고 해야 할지 의문이다.) 굼벵이 기어가는 속도였지만 결과는 대 만족이었다. 3km를 넘게 뛰었지만 통증은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언제나 방심은 금물이었다. 그리고 3km를 달리는 동안 부상이 있는 발 아킬레스건이 잘 늘어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역시 아킬레스 건염이 앓았던 적이 있었는데 다 나은 줄 알았지만 이곳 또한 아직은 100% 는 아닌 것 같았다. 더 달리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바로 집으로 와 샤워를 하고 바로 휴식을 취했다. 휴식에서 제일 좋은 것은 잠을 자는 것이다. 이 글을 쓰고 나면 바로 가벼운 낮잠을 취할 것이다.


  게다가, 한 가지 더 최근 매일 찬물로 샤워를 한다. 여러 연구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찬물로 샤워를 할 경우 몸에 좋은 호르몬이 분비된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주부터 아침에 찬물로 샤워를 하고 있는데 이것 또한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좋다. 정신을 아주 바짝 차릴 수 있어 다른데 홀려 있던 정신을 제대로 찾을 수 있다. 찬물로 샤워를 하고 따스한 이불 속에 들어와 글을 쓰고 있으니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진다. 

이제 내가 만든 프로토콜에 따라 천천히 달리고 (running) 하고, 잘 휴식(rest)을 취해서 재활(rehabilitation)에 꼭 성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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