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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감성 Dec 27. 2022

Description or Expression



Description or Expression


오랜만에 연필을 쥐고 내 생각과 마음을 글로써 표현한다. 글에는 그 사람의 생각과 성격이 고스란히 담긴다. 그래서인지 내 글은 거칠고, 투박하다.(꼭 내 얼굴을 표현하는 것 같다. ) 나는 이 부분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글을 쓴 후에 읽어보는 내글은 고쳐야 할 부분이 한 두군데가 아닐뿐더러, 글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다. 흔히 글을 쓸때는  기-승-전-결 이라는 것이 있어 글의 내용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맛이라는 게 있는데, 글을 쓸때 신경은 써보지만 결국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담는 것에 급급해 글의 흐름 따위는 달나라로 가고 없는 글이 된다. 이것이 내생각이고 내 성격을 담은 글이라는 것을 매번 글을 쓸때마다 아쉽다고 느끼지만 또 그렇게 쓴다. 


 군대시절 매일 같이 편지를 쓰자 소대원들로에게 편지학과 라는 별명을 얻었다. 편지는 잘 쓰지는 못해도 글씨는 왠만한 여자 뺨 칠 정도로 잘 쓴다는 말을 듣고 하였는데, 간만에 연필로 쓰는 글씨는 지렁이가 춤을 추는 듯 글씨가 참 모나고 못나 보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큰 차이가 있다. 그 당시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쓰는 편지라 글자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여가며 썼지만, 오늘의 글은 목적도 없고 감정도 없는 글과 글씨였다. 쉽게 말해 군기빠진 민방위의 오와 열을 보는 것 같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머리가 아프다. 


 금요일의 한적한 오후, 집안에만 있기 답답해 덥지만 길을 나선다. 아무도 없는 길위에서 바람에 귀 기울여가며, 풀꽃과 나무들과 대화를 하며 목적없는 길을 걷는다. 간간히 만나는 새들은 다들 어디로 날아가는지 바삐 날개를 펄럭이고, 드문드문 지나치는 사람들은 어디로 향하는지 다들 말없이, 미소없이 내곁을 스쳐 지나친다. 매번 같은 곳을 걷지만 때마다 만나는 사물과 느껴지는 감정은 다르다. 어제의 노을과 오늘의 구름이 다르고 어제의 벚꽃과 오늘의 공기가 다르다. 같은 곳 같은 시간에 어제는 몰라서 웃었다면 오늘은 깨닭고 눈물 흘린다.


 오늘 글로써 또 무언가를 표현 하려 했다. 하지만 내가 표현하려고 한 것에 비해 세밀한 면이 한참은 모자른다. 내가 가진 언어가 부족하고 표현방식이 아직 멀었다. 사물을 표현하는 표현력 혹은 관찰력은 물론이고, 이 세상 누구보다 나는 내가 나를 가장 잘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처럼 이렇게 내가 가진 생각하나 제대로 표현 못하는 나를 보니 나는 남은 커녕 어쩌면 나조차도 아직 잘 모른다고 느껴졌다. 과연 나는 무엇을 쓰려고 쓰는 것인가. 오늘 나의 모자람만 엄첨 표현한 것 같다. 



 내가 아끼는 사람들 모두 행복하고 아프지 말길, 행복은 멀리 있지 않으니, 생각을 조금 여유롭게 하시어 배려있는 삶을 가지게 해주소서, 갖지 못한 것보다 가진 것에 감사한 삶을  살게 하시고, 오늘 하루의 삶을 주셔서 감사하나이다. 이 모든 말씀을 신에게 기도 하고 비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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