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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감성 Dec 27. 2022

시래깃국

어머니의 사랑


  한국으로 돌아와 여러 음식점 혹은  어느 백반집에 가다 보면 가끔 국으로 시래깃국이 나올 때가 종종 있다. 내게 시래깃국은 어머니인 동시에 그리운 세월이다. 어머니가 생각나는 맛이고, 지난 시절이 생각나는 인생이 담겨 있어 시래깃국을 보면 달달하면서 안쓰럽다.  


  요즘 아이들과 젊은 사람치곤 시래깃국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시래기는 손이 많이 가고 오랜 기간 바람을 맞아야 하기에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나는 그렇게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 맛은 나이가 들어 세월의 풍파에 철이 들 때쯤 되어서야 시래기 맛을 알게 된다. 나 또한 그러했다. 어렸을 적 나는 갈색 국은 꼭 똥과 비슷해서 유난히 싫어해서 거짓말 조금 보태어 “무슨 똥맛 나는 국”이라고 농담 삶아 싫은 티를 내어 보았지만 울 어머니는 무척 좋아하셨다. 어머니는 시래깃국 하나면 밥 한 그릇은 곧 잘 해치우시곤 했다. 


 이제는 내가 시래깃국에 밥 한 그릇은 가볍게 해치운다.  내게 시래깃국은 어머니를 닮아가는 사랑인 동시에 맛있는 것을 먹어보지 못한 어머니의 입맛인 것이다. 명절날이나 생일날  맛있는 것을 먹으러 외식을 나가면 어머니는 유난히 입이 짧아지신다. 그리곤 막상 집에 돌아오면 집에 있는 아무 반찬과 함께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우는 걸 보면 참 안쓰럽다. 고기를 좋아해도 이가 좋지 않아 잘 드시지 못하고 자식들 돈 나갈까 봐 그러시는 것임을 알기에 마음이 너무 아프다.


 훗날, 내 자식들이 언젠가는 시래깃국을 보면 내가 생각날 때가 언제쯤일까 생각해 본다.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내 자식들도 시래깃국의 맛의 의미를 알아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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