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에 대한 나의 이야기
오랜만에 달려 보았다. 몇 걸음 가지 않아 발에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다. 시작 전 충분히 몸은 풀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상을 당한 발에서 통증이 시작되려는 느낌이 들었다. 시계로 내 페이스와 거리를 보면서 천천히 달렸다. 1km 정도 달리고 나서야 근육들이 제대로 풀렸는지 통증은 느껴지다 서서히 사라져 갔다. 약간의 안도감이 들었다.
과연 오늘은 얼마나 달릴수 있을지 궁금했다.
이날은 호흡도 문제 였다. 너무 오랜만이기도 했고, 영하 4도 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호흡을 할 때마다 콧물이 호흡을 방해했다. 헛기침으로 콧물을 제거해도 조금 달리다 보면 다시 생기는 콧물로 일정한 호흡을 가져가기 힘들었다. 보통 어느 정도 달리면 호흡이 트이지만, 이날은 정말 천천히 달리는데도 콧물에 막혀 불규칙적인 호흡으로 균일한 리듬감을 가져가지 못했다.
3~4km 정도 달렸다. 30분 정도 소요가 되었다. 페이스는 km당 8분대 였던 걸로 기억한다. 예전과 비교하면 정말 걸음마 수준이었다. 터무니 없는 기록이었다. 뛰었다 라고 말할수도 없고, 조금 빨리 걸은 수준과 같았다. 이조차도 내겐 힘들었다. 정말 몸이 많이 무너졌다고 느꼈다. 더 달리고 싶었지만 이 이상은 일과 몸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 더 달리지 못했다. 곧바로 집에 돌아와 충분한 영양과 휴식을 취했다.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쉬었던 내 몸은 어느새 망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한달 전에 출전했던 축구대회에서도 몸이 생각응 따라가지 못했고, 발은 바닥에 붙어 움직여 주질 못했다. 평소 같았으면 즐겁게 축구를 즐겼을 나였지만 그날의 나는 힘겨워 했다. 거의 1년 가까이를 쉬다보니 전체적인 몸의 밸런스와 근력 감소는 물론이고, 심폐지구력 능력도 많이 떨어졌다. 그나마 나의 유일한 장점이 심폐지구력이었다. (젠장 완전 아저씨가 되었다)
어느 유튜버와 인스타 그램에서 팔로우를 맺은 사람에게 동기 부여를 받아 저번부터 다시 뛰어보기 시작했다. 부상 재발의 두려움이 있었지만, 언제까지 쉬어야 될지 막막해 그냥 한번 달려보기로 했다. 달리고 하루 휴식을 취해보니 생활하는데 별 지장이 없었다. 아마 3~5km 가 현재 내가 무리없이 달릴수 있는 거리인 것 같다.
하루 달리고 하루 쉬는 루틴으로 예전의 기량을 다시 한번 만들어 몸구게 감량이 목표가 아닌 꾸준하게 운동하는 습관을 다시 한번 만들어 볼까 한다. 예전에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축구 연습을 한 시절이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10대 시절에 그러했다)
꾸준한 습관으로 망가진 몸에서 건강한 몸을 만들어 풀 코스 마라톤을 즐겁게 달리는 내모습을 상상하며 이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