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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

무계획 휴가

by 민감성



7월이 되면 이번 휴가는 슬램덩크의 실제 배경지인 가고지마에 가서 시원한 바다도 보고 옛 추억을 느끼려 했었다. 하지만 무더운 날씨에 계획을 변경했다. 여행지에 가면 주변의 것들을 구경하며 걸어 다니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아무래도 한국보다 더 더운 일본에 가서 이런 날씨에 돌아다니는 건 무리라 판단했다.


사실 일본 여행을 취소하고 이 기회에 아직까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국내 지방 소도시를 돌아다니고 싶었다. 허영만의 백반 기행처럼 그 지방의 특색도 느껴보고, 맛집도 찾아가 보고 싶었다. 언제나 그렇듯 계획은 그럴싸했다. 하지만 한여름의 무더위는 모든 계획을 철회하게 만들었다.


모든 계획을 뒤로 하고 결국 집에서 휴가를 보냈다. 나는 집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도서관에 가서 몇 권의 책을 빌렸다.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과 함께 가까운 카페에서 시원한 커피와 함께 한낮의 더위를 달랬다. 나 말고도 수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카페에 모여들었다. 한 시간 정도 집중적으로 독서를 하고 나면 그다음은 어김없이 졸음이 몰려왔다. 집으로 돌아가 에어컨과 선풍기를 틀고 낮잠을 청하였다. 이번 휴가 때 본 책들은 삶에 도움이 될만한 책이었다.



아임 오케이 유 어 오케이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

준비된 우연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낮잠에서 깨면 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봐야지 했던 영화를 찾아보았다. 기본적으로 감동을 느낄수 있는 영화들만 보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최근에 나온 영화들에서는 예전 영화들 만큼 감동을 주는 좋은 영화를 찾아볼 수 없어 결국 예전 영화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



시네마 천국

나의 왼발

일 포스티노

인생은 아름다워

첨밀밀

책상 서랍 속의 동화

조제 호랑이와 물고기들

황색눈물



어린 시절 시네마 천국을 처음 보았을 때처럼 다시 감동이 밀려왔다. 그리고 좋은 영화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깨닫게 해주었다. 위의 영화들을 다시 보면서 내 인생을 되짚어 보았다. 아직까지는 나쁘지 않은 인생을 살고 있지만, 영화 같은 인생을 살겠다고 했던 예전의 다짐에는 못 미치고 있어서 각오를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되었다. 또한 영화에서 나오는 영화음악을 찾아 들었다. 음악을 들으며 글도 쓰고, 잔잔한 오후에 밀려드는 감정들을 추스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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