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 - 좋은 사람
대학생활에서 신입생은 바빴다. 새로운 것들과 마주해야 했고, 적응해야 할 것도 많았다. 그러므로 나는 차츰 동매를 잊어갔다. 그해 여름 한국에서의 생활을 마무리 하고 그녀는 중국으로 갔다. 평소에 연락이 없던 그녀가 떠나기 며칠 전 메시지를 보내왔다. 마지막을 배웅을 해주기 위해 그녀를 만나러 갔다.
그녀는 이미 울고 있었다. 한국에서 많은 것들과 정들었는지 미련에 못내 아쉬웠는지 그녀는 사람들과 인사를 할 때마다 펑펑 울었다. 동매는 그래도 내 앞에서는 애써 웃어 보이려 했지만, 내가 울자 결국 같이 눈물바다가 되었다. 나에게는 그저 미안하다는 말뿐이었다. 그리고 좋은 사람을 만나라고 당부했다.
“청이야 미안해”
“뭐가 미안해, 가서 어머님 잘 챙겨드리고 좋은 사람이랑 잘 살고.”
“너랑 좋은 인연이 될 수도 있었는데, 청이 너는 꼭 좋은 사람이랑 만날 거고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해야 해!”
“그건 내가 해야 할 말이데, 그래 나도 너처럼 좋은 사람을 만날 테니 걱정할지 말고. 그동안 한고생 많았어. 중국에 가면 안부 전해줘!" 여기서 안부란 편지를 보내달란 말이었다.
그녀가 중국으로 떠나고 나는 그녀에게서 편지가 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그녀의 사정을 알기에 오지 않는 편지를 이해했다. 살면서 내게 인연이라고 말할 사람은 몇 없었다. 그녀와는 "어쩌면 좋은 인연이 될 사이였는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 슬펐다. 그리고 내가 살면서 그녀와 같은 사람을 또 언제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였다. 돌이켜 보면 내 인생에서 좋은 때에,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동매가 떠나고 두달이 지났을 무렵, 같이 알바를 하던 사람으로부터 고백을 받았다. 내 성실한 모습이 마음에 든다며 고백을 해왔다. 하지만 순수한 마음, 착한 사람은 아니었다. 나에게 바라는게 많은 사람이었다. 결국 채 한달도 못 갔다. 다시 한번 바라는 것 없이 순수하게 좋아해 주는 동매가 생각났다. 내가 기억하는 모습 그대로 잘 살고 있기를 바라며 여기까지가 내 중국인연이었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