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대

그때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by 민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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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은 어쩌면 그때 당신을 만났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만약 그때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나의 인생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당신도 그때 나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하루키의 책을 읽으면 마치 내가 하루키가 되어 하루키와 비슷한 글을 쓰게 되는 것처럼 당신을 만나고 당신과 닮아가는 나를 보게 됩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고, 당신과 갔던 곳을 이유 없이 무심코 가보곤 합니다. 더 이상 당신을 만나기 전의 나로 돌아갈 수는 없는 듯합니다.


당신을 만나 내 삶이 완성되는 것처럼 느껴 ‘아! 바로 이런 게 사랑이란 거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한데 눈앞에 있는 당신의 소중함을 그때는 미처 몰랐습니다. 어르고 달래도 모자란 판에 그대를 가벼이 여겼습니다. 내 마음을 어루만지던 그대의 눈물은 찌질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윽고 당신은 내 곁을 떠났습니다.


당신과 헤어지고 나서 나의 삶은 말 그대로 엉망친창이 되었습니다. 무엇 하나 손에 잡지 못하고 허무한 시간만을 지냈습니다. 내가 남겨진 것 중에 당신 아닌 없는 것이 없습니다. 돌이켜 보면 당신은 오갈 데 없는 제 마음의 안식처 였습니다. 이렇게 후회가 할 줄 알았다면, 차라리 그때 당신을 만나지 말걸 그랬습니다. 


깊은 가을밤

달빛 벚삼아


홀로 걷는 갈곳 없는

어느 가을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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