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마지막 밤

잠들지 못하는

by 민감성





일을 마치고 아는 동생을 만나 오랜만에 일본 라면을 먹었다. 남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카페로 갔다. 평소대로 디카페인 커피를 마셨어야 했지만, 메뉴판에 보인 라테가 맛있어 보여 생각 않고 주문했더니 밤새도록 뜬눈으로 고생했다. 자려고 해도 잠들지 못하는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1시간마다 시간을 확인하며 새벽 1시, 2시, 3시… 결국 6시가 되고 2시간 정도 잠이 들었다. 잠을 못 이루는 동안 평소에 들었던 지난 월말 김어준의 이야기를 다시 들었다. 그중에서도 철학, 과학 그리고 만년필 이야기를 가장 좋아한다. 몇 년 만에 처음 내용을 들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날이 밝았다. 이렇게 허무할 수가 없었다. 주말인 오늘도 나는 일을 한다. 2시간 자고 일해도 괜찮겠지라고 저질적인 내 체력에 걱정한다. 얼마 전 밤샘 작업을 한 적이 있다. 그때는 하루 정도 쉬면 괜찮을 줄 알았다. 하지만 원래대로 돌아오는데 며칠이 더 걸렸고, 회복하는데 많이 힘들어했다.


일을 마치고 왔다. 아주 죽을 썼다. 고작 하루 잠을 못 잔 것이 이렇게 몸과 머리에 부담으로 다가올 줄은 몰랐다. 정신이 몽롱하고, 계속 피곤했다. 다시는 일반 커피는 마시지 않겠다는 그리 중요하지도 않은 다짐을 재차 했다.


11월의 마지막 날을 잠들지 못한 채 허무하게 보냈다. 어차피 잠들지 못하는 밤이라는 걸 알았다면 글이나 썼으면 좋았을 걸이라고 12월 1일날 후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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