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의 나의 모습
얼마 전 야근을 마치고 눕자마자 꼴어 떨어진 적이 있다. 보통 잠에서 깨면 꿈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꿈은 기억이 났다. 재미있는 것은 꿈에서 거짓말을 하는 나를 만났다. 꿈에서 거짓말을 하는 내 모습을 보니 평소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부끄러웠다.
꿈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중 “왕년에 꽤 잘 나갔던 사람이야”라는 식의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는 자리였다. 나는 운동 쪽에서 유명한 회사에서 일을 하고 또 유명한 스타를 잘 알고 있다는 허세를 부렸다. 물론 모든 것이 거짓말이었다. 그 근처도 가 본 적 없고, 유명한 사람은 한 사람 아는 이가 없다. 만약 매력적인 이성에게 잘 보이려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면 뭐 그럴 수도 있겠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말이다.
잠에서 깨어 현실이 아니라 참 다행이라는 생각했다. 어이없어 콧방귀와 함께 웃음이 절로 나왔다. 아직도 껍데기 혹은 간판이라는 것을 내세워야 나를 대변하는 의식세계에 갇혀 있는 나란 사람을 알게 되었다. 평소에는 거짓말을 잘 하지 않는다. 분위기를 위해 농담을 조금은 하는 편이지만, 거짓말은 안 하는 나로서는 무의식 속에서 낯선 나의 모습에 당황스러웠다.
어릴 때는 거짓말을 못하는 아이였다. 그래서 늘 어른들에게 이럴 땐 이렇게 말을 해야 돼 라는 말을 듣곤 했다. 그래서일까 어른이 된 지금은 입에 하얀 거짓말을 달고 산다. 거짓말은 될수록 안 하려고 하지만, 살다 보니 하얀 거짓말을 해야 되는 피치 못할 상황들이 있다. 예를 들어 친구 엄마의 음식이 맛없어도 맛있다고 말하고, 손님에게 안 어울려도 예쁘다고 말하고, 양호선생님에게는 안 아파도 아프다고 말한다. 부장이 시킨 일은 하기 싫어도 싫다고 말하지 못한다. 그래야 모두가 편하기 때문이다. 사실을 말해버리면 관계가 틀어져 더 이상 사회생활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최근 TV를 보면 사실대로 말해버리고 싶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중을 위해서 그들을 거짓말을 한다. 그래서 거짓말이 진실처럼 남고, 진실은 거짓이 되었다. 훗날 거짓임이 들통나지만 오랜 시간 묵혀둔 탓에 밝혀진다 한들 그리 큰 반향은 주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이미 지나간 것들에 대해서는 사람들은 무뎌지고, 때로는 사람에 따라서는 거짓을 진실로 굳게 믿기도 한다.
어느 거짓말쟁이가 말했다 “나는 거짓말쟁이입니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