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

존 레논의 머리

by 민감성
tempImagerJgv0c.heic


매번 머리를 자르기 전 같은 생각을 한다.


이번엔 머리를 좀 길러 볼까?


하지만 곱슬머리인 나는 늘 다짐으로만 남긴 채 덥수룩한 머리와 이별을 한다.


그렇게 머리를 자르고 나면 처음 2주 정도는 나름 내 생각처럼 곱게 자란다. 하지만 3주째가 되는 어느 시점부터 내 머리카락은 곱슬머리 특유의 성깔을 부리며 자기 마음대로 내 말을 듣지 않기 시작한다. 대체 이놈은 왜 이럴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만, 머리카락 역시 그 주인의 성격을 닮아가는 것인가 하고 인정하고 만다.(나 또한 한성질 하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짧은 머리만 고수해 온 내가 원하는 머리 형태가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비틀스의 멤버 중 한 명인 존 레논의 곱슬 장발을 해보는 것이었다. 동그란 안경을 쓰고 긴 곱슬 장발을 한 채 피아노를 치며 노래 Imagine 을 불렀다. 그 모습이 현재의 나와는 전혀 달라 내 무의식이 원하는 모습이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단골로 가는 헤어숍 디자이너 샘이 매번 묻는다. 어떻게 이번엔 도전하실 건가요?라고 말이다. 사실 나에겐 장발이 안 어울린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래서 기회만 되면 도전해야지 하고 생각만 한다. 그 기회가 오질 않길 바라는 마음도 마음 한구석에 있다. (참 이상한 성격이다.)


참고로 동생의 장발한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동생은 어떨지 모르지만 아주 지저분해 보였다. 물론 관리를 잘 안 해서 그렇지만 만약 나도 머리를 길렀다면 분명 그와 비슷한 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머리 기를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


다른 이들에게 꿈은 이뤄야 하는 거라고 말하고 다니는 나이지만 이번 꿈은 꿈으로 남겨둬야겠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