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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감성 Jan 05. 2023

관심 no.2

혹시 어쩌면 관심종자..??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고 자랑하니 나를 아는 많은 지인들이 내게 묻는다. 


“너는 글을 왜 쓰느냐?"


“글을 써서 어디에다 써먹으려고 하냐? 왜 작가라도 될 거냐?”


  라는 그들의 질문에 나는 생각나는 대로


“지금 내가 가진 생각을 글로 적어놓고 싶어서”


 라는 말로 넘어갔다. 다들 잘 되었다며 칭찬해 주는 줄 알았지만 현실로 돌아온 대답은 차가웠다. 하지만 그 후로 그 질문이 내 귓가를 떠나질 않았고, 며칠을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다. 나는 왜 쓰는 건가 내가 내린 결론 그건 역시 <관심>을 받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와 같은 사실은 글을 쓰다 알게 되었다. 


  십 대 후반쯤부터 특별한 날에만 써오던 일기장이 있었다. 어느 날 짐을 정리하다 이 일기장을 발견해 읽어 보았다. 그중 몇 개의 일기는 내가 생각해도 잘 쓴 것 같아, 이 글을 계속 간직할 수 있는 곳에다 적어두자라고 생각해서 발견한 것이 인터넷상의 블로그였다. 그 후로는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어느 나라에 있던지 간간이 써온 것 어느덧 10년이라는 시간을 훌쩍 뛰어넘었다. 최근에는 브런치 란 곳에 막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인터넷상에 올리다 보니 몇 가지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글을 쓰다가 보면 예전의 글과는 글의 내용과 맛이 상당히 달라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예전 글은 오로지 나에게 해주고 싶은 글을 적은 것이라고 한다면 최근 글들은 어느 정도 다른 이들의 관심을 받으려고 글을 쓰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어느새 조회 수를 매번 확인하고 집착했다. 이것은 예전 싸이월드의 하루 누적 방문자 수처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내게 관심을 가져 주는가를 나타내는 것처럼 나는 글에 집중하지 못하고 이런 것들에 반응을 살피는 사람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래서 한 가지 걱정을 했다. 어쩌면 나도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관종(관심 종자)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다. 그래서 조회 수, 댓글, 좋아요 등에 연연하지 않고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해 보자라고 다짐해 보지만 역시나 조회 수나 댓글 등을 확인하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별로일 때도 있다. 이런 글을 누가 보면 꼭 상당한 실력의 글을 쓰는 사람처럼 비춰 질까 미안하다. 이런 것들에 일희일비하는 걸 보니 나는 아직도 풋내기임에는 틀림이 없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어쩜 더 많은 관심을 얻기 위해)  좋은 책들을 읽고 그들의 영향을 받으려고 노력한다. 하루키의 책을 읽고 글을 쓰면 하루키 특유의 문색이 내게도 드러나는 것 같고, 유시민 작가의 책을 읽고 글을 쓸 때는 유시민 작가처럼 간결하고 불필요한 단어들을 쓰지 않게 되는 것 같다. 최근엔 이슬아 작가의 에세이를 읽고 있는데 그녀의 글은 참 톡톡 튀고 싱싱함이 담겨 있어 좋다. 그래서 나도 쓰면서 자꾸 톡톡 튀는 문장을 써 내려가려고만 한다. 다시 말해, 아직까지 나는 나만의 문색과 글 구조가 없는 아직은 그냥 글쓰기를 좋아하는 시골 촌놈인 것이다. 여러 작가들의 책을 읽으며 우와 이런 단어들을 어떻게 이런 구조 속에 집어넣었을까 하고 감탄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또한 블로그나 브런치에 매일같이 올라오는 글들을 읽다 보면,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글로써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 같다. 


“저기요~ 제 글 좀 읽어봐 주세요. 제 시도 좀 읽어봐 주세요. 어때요 잘 썼죠. 제 마음이 느껴지시나요??”


 “좋았다면  좋아요 와 댓글도 좀 부탁해요”

 

라고 말이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내 생각이 어느 정도 맞는다고 하면 관종이 나뿐만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내 생각이 틀려야 다수에게 좋으니 틀렸으면 한다. 


  관심을 받고 싶어서 글을 쓰는 거라고 인정을 하니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안해졌다. 역시 사람은 솔직해야 한다. 자신에게 솔직하고 남들에게 솔직해야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이 내 성격이다. 지금도 이 글을 쓰면서 먼 훗날에 내 글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글을 쓰게 된다. 그런 상상을 해 봤다. 앞으로 10년 아니 죽을 때까지 꾸준히 글을 쓰다 보면 분명 어느 시점에 가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뿐만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는 글을 쓰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면 그때에는 분명 과분한 관심에 오히려 관심을 받지 않는 글을 쓰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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