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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감성 Jan 13. 2023

비 내리는 금요일

Bone to be Blue

  비가 오기 때문에 라는 핑계를 삼아서 글을 써 본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아무 이유 없이 기분이 좋다. 이런 날은 왠지 누군가 마냥 그리워지고, 지나간 옛 생각이 자꾸 생각난다.


  오늘과 같은 비 내리는 아침에는 창가에 앉아, 창문에 부딪히는 빗소리와 함께 모닝커피 홀짝홀짝 마시며 한껏 분위기를 잡아본다. 내게는 안 어울릴 수도 있지만, 영화에서나 나올 만한 자세를 취해본다 그리고 다시 한번 그 분위기에 취해 본다. 이렇게 쓰고 보니 나도 뭔가 멋진 놈처럼 느껴진다. 실상은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우리 집은 2층에 자리 잡고 있다. 2층에서 창문으로 지나가는 우산 쓴 행인들을 무심코 바라본다. 가끔은 카메라를 들어 사진을 찍어보곤 하는데 뭔가 그럴듯하게 찍힌 것 같기도 하지만 글과 마찬가지로 사진 또한 아직 미천하다. 사진을 찍다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들은 다들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그리고

 

“저들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하는 풀리지 않을 궁금증을 가져 본다. 자신의 종착역조차 모르는 놈이 남의 행선지를 알아 뭣하랴.

  

  잔잔한 분위기인 비와 함께하는 지금은 -쳇 베이커- 음악을 들으며 글을 쓰고 있다. 어디서 오는지 모를 행복감에 서서히 젖어 든다와 느끼며 빠져든다. 두 표현 사이의 애매한 한 가운데 있는 그 어느 한 점의 부분이다. 하루키의 책을 읽다 그는 음악에도 상당한 관심을 가진 것처럼 그의 많은 책에서 묘사하고 있다. 그래서 나도 한번 그를 따라 나에게 어울리는 음악을 찾아 보았다. 


  - 본 투 비 블루 - (Bone to be Blue)라는 쳇 베이커의 생애를 다룬 영화를 보게 되면서 그의 음악과 삶을 알게 되었다. 내 성격과 맞는 부분도 있어(평소에는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오늘과 같은 날에 딱 맞는 음악 같다. 지금의 나를 본 사람이 이글을 본다면 너 거짓말했어 라고 말할수도 있겠지만 내 성격 어디엔가 이런 부분도 있다.( 있었을 것이다.)


“나는 어디로 가는 걸까”


“과연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 걸까”


  비가 차분하고 이쁘게 내리는 밖을 바라보며, 나는 오늘도 이와 같은 질문을 은근슬쩍 내게 던져 본다. 그 파장이 얼마나 크게 다가올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지금이 내 삶의 한 정거장이라는 생각으로 잠시 기대어 쉬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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