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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감성 Feb 10. 2023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버킷리스트 2023


  김어준을 만나러 갔다. 그리고 드디어 만났다. 매번 유튜브로만 보아오다 그를 실제로 만나보니 신기하면서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지만 참 감미롭고 알찬 사람이었다. 


  김어준을 이제서야 만났지만 실은 오래전부터 계획했었다. 하지만 갈려고 정한 날은 꼭 무언가가 다른 일이 생겨 가지 못했다. 그러나 매주 수요일 오후 3시부터 방청권을 선착순으로 나누어준다는 것을 알고, 산책을 마치고 서둘러 출발했다. 2시 정도에 도착했는데도 불구하고 벙커 1 안에는 이미 많은 분들이 오셔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 안에 들어가서 어찌할지 몰라 눈만 이리저리 혹은 빼꼼 빼꼼 껌벅거리고 있는데 옆에서 친절하게 말을 걸어주신 분의 도움으로 이름을 적고 기다리면 나중에 선착순으로 표를 받을 수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 그도 분명 처음 방문했을 때는 나와 같았으리라 생각을 가지며 고마운 마음을 가져 보았다. 처음 가보는 벙커 1의 첫인상은 어딘지 모르게 산만한 했고, 뭔가 정리가 필요해 보일 듯한 이미지였다.


  이름을 적고 5시까지 할 일을 찾아야 했다. 근처 카페에 가서 글을 쓰고, 넷플릭스를 보다, 이슬아의 책을 읽었다. 4시 반가량 근처 식당에서 고등어구이 정식을 먹었다. 사장님 또한 붙임성 좋고, 서글서글함이 맘에 들었다. 먹는 내내 이런저런 이야기도 걸어주시고, 직접 만드신 번데기 서비스도 주시고 암튼 좋으신 분이셨다. 

다시 벙커 1을 돌아오니, 아까의 배가 넘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이미 자리 배치가 완료되어 있는 상태였다. 두근두근 한마음으로 좌석표를 받고 자리에 앉았다. 아까 도움을 주신 분 바로 옆자리여서 가볍게 인사를 하였다. 음료수라도 대접하려고 했지만 이미 커피를 3잔 째 마신 상태라 정중히 거절하셨다. 호주 브리즈번에서 왔다고 하니 반가움이 더 했다.(나도 호주에 있었기에)


  김어준은 언제 나오려나 하고 기다리고 있었을 무렵, 화장실에 급히 다녀왔다. 그러면서 박시영 대표를 만나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사진도 찍었다. 원래 사진 찍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오늘 같은 날은 어김없이 사진으로 남겨야 하기에 찍었다. 다시 자리로 돌아와 몇 분이 지나자 옆 통로에서 김어준이 나왔다. 다 같이 엄청난 환호를 지르며 반겼다. 나도 박수로 열심히 그를 맞이했다. 매번 챙겨 보는 뉴스공장과 다스뵈이다 에서 보는 느낌과 같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전부터 아는 사람처럼 친근하게 다가왔다. 


  그의 첫마디는 “오늘 방청객은 유난히 시끄럽네” 였다. 이건 어디까지나 반어법적 표현으로 좋다는 말이다. 김어준도 웃고 방청객들 모두 웃었다. 그렇게 쇼가 시작되고, 여러 게스트들이 나왔고, 모두들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들을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마지막 순서였던 양지열, 신장식 변호사와 윤성은 영화평론가 차례에서 처음에는 재미있게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제품 광고하면서 웃기는 장면과 신장식 변호사의 이혼 등을 소재로 재미를 이어가다가 이번 열린 조국 재판과 곽상도 재판을 비교, 분석하면서 사뭇 분위기는 반대로 무르익었다. 말하는 그들의 눈빛과 공기마저 무거웠다. 


조민 장학금 600만원 유죄 VS 곽상도 아들 5년 퇴직금 50억 무죄 이게 말이 되는가??


  지금 잘못돼도 한참 잘못되어 가고 있다. 정치 검사와 검사에게 받아만 쓰는 기레기 언론이 문제이기도 하지만 아닌 곳들도 분명 존재할 텐데 이런 사실을 제대로 취재하고 알려주는 곳이 없는 것 같아 아쉬웠다. 거의 모든 언론과 거의 모든 기자들은 좀 심하게 말해 생각 없는 무뇌충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느 누구 하나라도 사실을 말하려고 하는 노력도 안 보인다. 어떻게 하면 자극적인 문구도 조회 수나 올릴까 하는 생각들만 하는 것 같다. 


  다스뵈이다를 실제로 보고선 왜 김어준은 홀로 이렇게 싸우는가를 생각했다. 물론 유시민 작가도 계신다. 이런 분들이 내가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곳에 함께해 주셔서 참 고맙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만약 이런 분들이 반대편에 서 있었다면 얼마나 얄미울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나와 같은 생각이어서 망정이지 만약 김어준이 반대파였으면 난 그의 외모부터 맘에 안 들었을 거다.


  그들이 하는 일은 반대편 정치세력의 잘못을 콕콕 꼬집어 내거나 꼬집어 해설해 주는 일을 한다. 어느 정권에나 반대편에 서서 잘못을 말하는 이는 많다. 하지만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일해주는 이런 분들이 있어서 좋다. 분명 반대쪽에도 이런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안다. 하지만 그들은 거짓과 사실을 혼동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한 뉴스만을 퍼트린다.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난 그런 게 참 싫다. 최소한 정직은 해야 하지 않은가. 그런 면에서 나는 이들이 좋다는 말을 한 것이다.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정치 쪽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물어보면 먹고살려고, 아는 사람이어서 도와준다고 한다. 그 방향은 아무래도 상관없는 듯했다. 그래서 집도 없는 그들이 종부세를 걱정하고, 독도 문제, 위안부 문제를 문제 아닌 것처럼 이야기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 도대체 왜 그러는지 참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기도 싫다. 그저 지들인생 지들 맘대로 살려는 것 일 거라고 추측만 해본다.


  오늘은 김어준으로 시작해서 다소 무거운 쪽으로 이야기가 흘러갔지만 뭐 김어준 = 정치 란 이미지가 있기에 좋다고 본다. 비록 2022년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였지만 올해 초 김어준의 다스뵈이다를 이렇게 해치웠다. 실은 뉴스공장과 다시뵈이다에 조연출을 구한다기에 지원도 해봤다. 하지만 방송쪽에는 무경력자의 소유자라 안 뽑힌 것 같다. 


자 다음은 유시민 작가를 만나러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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