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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감성 Dec 19. 2023

호주 여행기 4일차

천국과 같은 하루 하루


 연일 꿀맛같은 휴가를 만끽하고 있다. 푹신한 침대에서 새벽 5시 경 눈이 떠졌다. 

 깨어났지만 호주에 있다는 사실을 감지한 후 다시 잠이 들었고 결국 9시가 넘어서 침대에서 일어났다. 어제 장을 봐온 것으로 아침인 베어컨 앤 토스트를 해 먹으려고 했지만 날이 너무 좋아 나는 먼저 뒷마당에 있는 풀에서 수영을 원없이 즐겼다.  

  그렇게 한시간 정도 홀로 수영을 원없이 하고 물속에 있으니 추워서 나왔다.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 입고 나니 막내인 Josef 이 집에 왔다.

  Josef 은 나와 함께 점심을 먹으러 왔다고 하였다. 그래서 먹으려던 아침은 내일로 미루고 점심시간까지   Josef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같이 유럽축구를 보다 시간에 맞춰 점심을 먹으러 클럽 겸 레스토랑인 곳으로 가기고 햇다. 

 

  그곳에 도착하니 거의 모든 사람이 노인들 뿐이었다. 아마도 그들은 은퇴를 하고 연금으로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황혼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Josef 의 말로는 이곳은 중국식 요리가 맛있다고 하여서 Josef 은 평소에 즐겨먹던 소고기 볶음밥을 주문하였고, 나는 허니 치킨 볶음밥이 굉장히 맛있어 보여 주문 하였는데 내가 먹기에는 많이 달달한 맛이었지만 맛있게 먹었다. 


  우린 배가 고팠던 참인지라 점심을 단 10분도 안되어서 폭풍흡입 해버렸다. 그 누구보다 늦게 들어왔지만 빠르게 밖으로 나왔다. 점심을 먹고 나오니 12시가 약간 지났다. 한 여름의 호주는 무지 더웠다. 한국은 겨울이지만 여긴 12월의 여름이었다. 차로 되돌아 가면서 “무엇을 하고 싶냐??” 는 Josef 의 물음에 내가 아직 안 가본 경치 좋은 곳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잠시 생각하던 Josef 은 자신이 자주 산책하는 코스가 있는데 그곳으로 가보자고 하였다. 그곳에 가기 전 날이 너무 더워 우린 시원한 음료를 주문해 먹었다. 

  

  이곳은 내가 2년동안 지내면서 한번도 와 보지 못한 곳에 데려다 주었다. 이곳을 보자마자 복잡한 일이 있거나 잠시 생각을 정리할 때 와서 걸으면 참 좋을 것 같다고 생각되는 고요한 오솔길 이었다. 여러 갈래의 길이 있었지만 가장 짧은 코스의 길을 걸으며 때로는 말없이 때로는 서로 미래를 물어보며 걸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와가에만 있는 Lake albert 라는 인공호수로 데려다 주었다. 호수라고 해서 마냥 작을 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호주의 모든 것이 대부분 크다. 예전에도 몇번 와본 곳이지만 언제나 좋았다. 그렇게 호수를 홀로 멍하니 몇 분 정도 말없이 바라보니 덥다고 그만 돌아가자고 재촉했다. 바라보는 동안 끊임없이 호수의 바람이 불어주어 참 고마웠다. 바람에게 그동안의 그리움을 실려 보냈다. 아무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밖을 돌아다니기엔 너무 더워 이린 집으로 되돌아와 넷플릭스로 9.11 테러에 관한 영화<worth>란 보았다. 하지만 이내 눈이 감겨 낮잠을 잤다. 눈깜짝할 만큼 자고 눈을 떠보니 시간은 어느덧 4시로 향해 있었고 곧 Geordy 와 Danika가 일을 마치고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으로 와가와가에 생긴 한식 레스토랑에 가기로 하였다. 하지만 레스토랑에 가보니  월요일이 쉬는 날이란 사실을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다. 화요일은 아니지만 피자를 먹기로 하였다. 와가와가에서는 화요일에 피자는 50% 할인을 했기에 우린 예전처럼 도미노에 가서 여러 종류의 피자를 주문했다. 


  운이 좋게도 이날은 저녁시간에 프리미어 축구를 했는데  나와 Geordy 는 피자를 들고서 옆방으로 건너가 유럽 축구를 보며 저녁을 먹었다. 예전 그대로와 똑같은 우리 모습이 마치 10년전 그날에 느꼈던 아주 행복한 시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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