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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감성 Dec 22. 2023

호주 여행기 7일차

Last summer night in Australia

  호주의 어젯밤은 다시 선선한 날이 되었다. 매번 4시 30분에 일어난 것이 몸이 기억하고 있는지 오늘도 어김없이 그즈음 해서 눈이 떠졌다. 오늘은 또 어떤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생각을 하던 때 josef에게 연락이 왔다. 오전 9시에 오겠다고 그리고 정확하게 9시가 되자 josef이 도착하였고, 도착하자마자 아침을 물었다. 나는 아직 안 먹었다고 하니 음식을 배달 음식을 먹자고 제안해서 멕시코 음식을 주문해 먹었는데 맛이 꽤 좋았다. 


  12월 22일 퍼스로 가는 josef은 자신의 차에 후방 카메라를 구입하러 매장에 들렀다. 나는 인스턴트커피와 한국 라면을 사려고 했는데 그것도 같이 계산해 주었다. 내가 호주에서 즐겨먹던 커피로 한국에 있었을 때는 해외 배송 비용까지 합하면 기본 가격 차가 워낙 커 그동안 어떻게 구매를 할까 하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싸게 구매할 수 있게 되어서 좋았다. 


  아침을 조금 늦게 먹고 물건을 사러 영러 매장에 들러 이것저것 사다 보니 어느새 12시가 훌쩍 넘었다. 오늘의  점심은 좀 전에 구매한 한국 라면을 먹기로 하여 맛있게 끓여 주었다. 자신이 끓여 먹을 때는 10년 전 그 맛이 안 이상하다 했는데 내가 다시 끓여주니 그 맛이 나 좋다고 말해 주었다. 잠시 쉬면서 인터넷으로 뭐 좀 알아보고 있었는데 때마침 일본인 친구인 mina에게 연락이 왔다. 며칠 전에 일본 오사카로 여행을 가면 만날 수 있냐는 내 물음에 답해 준 것이다.  오랜만에 mina와 채팅과 통화를 주고받으면서 다음 주에 일본에 도착한 첫날 저녁을 함께 하기로 약속하였다. 


  오늘은 내가 호주에서 머무는 마지막 저녁이라 가족들이 다 같이 모여, 함께 식사를 하기로 한 것이다. 나는 한국 라면을 만들어 주었다. 특히 tiarna 가 한국 음식과 한국 가수 등 한국 문화를 매우 좋아했다. 저녁을 먹으며 많은 대화를 이어갔다. 말이 빠르고 와가 특유의 억양과 내 영어 실력탓에 대부분은 못 알아 들었지만, 중간중간 들리는 단어들로 그들의 대화의 흐름을 유추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10년 전 오늘이 생각났다. 잠시 지난 날을 회상했다. 


   나는 그들의 향후 계획에 대해 물었다. jack은 고등학교 졸업 후 브리즈번에서 대학을 나오고 싶다고 했고, tiarna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지만 멜버른으로 가고 싶다고 했다. 두 10대를 바라보며 한때의 나를 회상해 봤다. 그때 나는 무엇 바라고 있었을까 하고 말이다.  그러던 중 갑자기 소나기가 내렸다. 한층 더 운치가 있어 아름다운 밤이었다. 3시간 정도의 아름다운 호주 가족과 즐거운 저녁식사를 마치고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나누었다. 한 명씩 천천히 포옹을 나누었고, 천천히 헤어졌다.


  어두컴컴한 밤, henri를 집으로 배웅하면서 나는 그와 작은 약속을 하였다. 나 또한 지금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될테니, 더 건강한 모습으로 있어 달라고 우린 서로의 손가락을 걸고 다짐했다. 심히 걱정이 되었다. 10년 전 henri는 운동을 좋아하고, 체격이 아주 좋아 자신은 군인이 되고 싶어 하는 사내였다. 하지만 몇 가지 문제로 군인이 되지 못하고 자주 술을 접하더니 결국 알코올중독에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 도어 버렸다. 그래서 여러 번 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엄청 건강하고 잘 웃던 내 형제 같은 henri가 스스로를 주체 못 해 망가진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팠다. 그리운 밤이 지나가는 걸 보고 있자니 한동안 잠이 오지 않았다.  7일간 내게 너무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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