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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 May 14. 2019

15. 요새 명탐정 코난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10세때부터 시작된 명탐정 코난 팬질 


요즘 명탐정 코난에 관한 것이 현실 세계(?)에서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령 어제는 의류 SPA 브랜드 SPAO가 명탐정코난이랑 콜라보할 예정이란 이야기를 들었다. SPAO는 요새 만화 캐릭터 콜라보하는데 재미들린 듯하다. 내가 자주 지나치는 SPAO 홍대점엔 꽤 오랫동안 카드캡터 체리가 붙어있었던 거 같은데. 여튼 SPAO가 코난 팬들을 대상으로 FGI(Focus Group Interview) 인터뷰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쉬웠다. "와, 시간만 되면 내가 가는데!"

그리고 방금 운동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WIKITREE에서 명탐정 코난 CU 샌드위치가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잉? 명탐정 코난 샌드위치가 뭐지? 꽤 오랜 팬이었던 나도 머리를 굴려 만화책에서 샌드위치 관련 내용이 있었나 되짚어보았다. 샌드위치 먹다가 죽은 사건이 얼핏 있었던 거 같기도 한데, 그러한 내막이 담긴 샌드위치를 실제로 출시하면 느낌이 이상할 거 같다. 생각해보자. 누군가가 샌드위치 먹다가 죽었다. -> 그 샌드위치를 판다. 

???????????????????? 

그건 아닐테고. 너무 궁금해서 해당 소식 기사를 클릭해봤다. 

알고보니 명탐정 코난에 나오는 수상한 까무잡잡한 남자(?) 아무로 토오루가 하는 카페 '포와로'의 샌드위치였다. 와, 이정도 디테일이라니. 카페 '포와로'에서 수많은 사건이 일어났지만 (미스테리한 건 이 카페는 많은 사건과 연루되어있는데 절대 망하지 않는다. 그게 더 신기하다. 정말 음식이 엄청 뛰어나게 맛있는걸까) 나는 한번도 카페 '포와로'에서 파는 샌드위치에 주의를 기울여본적이 없다. 

이 명탐정코난 CU샌드위치를 기획한 사람은 분명 명탐정코난 덕후인 듯하다. 진심으로 존경스럽다. 덕력을 또 이렇게 상품화 시킬 수 있다니. 진정 성공한 덕후다.  

여튼 궁금할 거 같은 사람들을 위해 이 샌드위치에 대해 간단히 말하자면 "일본식 된장인 미소를 마요네즈와 섞어 넣은 것"이라고 한다. 지금 이미 출시가 되었는지 안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내일 한번 편의점에 들러 있는지 봐야겠다.  


이쯤되면 다들 어느 정도 예상했겠다. 

나는 명탐정 코난 팬이다. '덕후'라고 말하기엔 너무나 대단한 매니아층이 많아서 감히 '명탐정 코난 덕후'란 칭호를 붙이기는 민망하다. 

명탐정 코난 팬도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1) 만화책 팬 2) 일본 애니메이션 팬 3) 한국 애니메이션 팬 4) 코난 극장판 팬 . 물론 이 4 종류가 서로 겹치기도 한다. 


나는 그 중 1) 만화책 팬이다. 2) 일본 애니메이션은 가끔 만화책에 없는 에피소드가 있어서 대학생 때 가끔 잠 안올때 챙겨보곤 했다. 반면, 한국 애니메이션은 초등학생 때 본 이후로 거의 보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남도일"이란 이름보단 "신이치", "하인성(?)" 이란 이름보단 "핫토리/하쯔토리" , "유명한" 이란 이름 보다 "모리 코고로"란 이름이 훨씬 익숙하다. 코난 극장판은 그래도 코난 팬이니까 의무감으로 보는 편인데 초반과 다르게 점점 '추리'가 아닌 '판타지 액션'장르로 흘러가는 것 같아 그리 열광하는 편은 아니다. 그래도 개봉하면 잊지 않고 꼬박꼬박 예매한다. 

명탐정 코난 만화책을 언제부터 사서 모으기 시작했는지는, 그리고 어떻게 처음 접하게 되었는지 사실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내가 주기적으로 용돈을 받기 시작했던 초등학생 3학년(10살)때부터 나는 내 용돈으로 명탐정 코난 만화책을 1권씩 사서 모으기 시작했다는 것은 기억한다. 당시 초등학생 저학년 평균 용돈은 한달 2~3만원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우리 어머니는 1주일에 5천원씩 주셨다. 아마 그 때 첫 주기적으로 받는 용돈이란 게 신기해서 군것질 말고 뭔가 의미있는 걸 사고 싶었다. 그러다가 정말 우연하게 서점에서 명탐정 코난 만화책 2권을 빼들었고 내 첫 용돈 5천원 (당시엔 코난 만화책 1권이 2500원이었다)을 그렇게 나름 가치있게 지출했다. 


그 우연히 빼어든 만화책 2권은 나를 곧 명탐정 코난 팬으로 만들어버렸고 나는 매주 월요일 용돈을 받자마자 서점으로 가서 코난 만화책을 1권부터 순서대로 사기 시작했다. 당시 약 30권 정도까지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몇 주가 지나니, 그 시기 까지 나왔던 코난 시리즈 30여권까지 다 구매한 것이다. 다음 권은 언제나오지, 언제 나오지 하면서 매일 서점을 들락날락 거렸다. 그러면서 코난을 엄청 복습을 많이 했는데 어찌나 많이 읽었던지 지금도 1권부터 30권까지는 각 권마다 무슨 에피소드가 있는지 다 기억날 정도다. 아마 1권당 50번 이상 읽지 않았나 싶다. 

나는 지금 주변 사람들로부터 상식이 풍부하다 (잡식이 풍부하다...) 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사실 코난의 공도 없잖아 있다. 요즘 코난 만화책에선 비교적 단순 트릭 살인사건이 많지만, 예전 초반 코난은 별의별 상식과 지식들이 추리를 하면서 다 끼어들었다. 가령, 물리 단위 파스칼(Pa)이라던지, 미국 국방부의 건물은 5각형이라 펜타곤이라 불린다던지 그런 얕은 지식들 말이다. 이에 관한 나의 특별한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내가 중학생 때 지역 방송국에서 하는 학교별 퀴즈대회 (EBS 장학퀴즈와 비슷한 포맷) 프로그램에 나간적이 있었다. 당시 예선에서 우리학교에서 내 상식 퀴즈 점수가 제일 높았고 학교 대표로 나가 일명 학교별 퀴즈왕 대항전 이런 거 였다. 거기에서 나왔던 퀴즈 문제 2문제가 내가 코난을 통해 알게 된 지식이었다. 하나는 "펜타곤"이 정답이었고 나머지 하나는...음, 기억이 안난다. 여튼 나는 해당 퀴즈대회에 1등했고 이후 왕중왕전까지 출연한다. 어찌됐건 그 후로 나는 더욱 의기양양하며 "나는 코난을 통해 상식을 쌓았어"하고 종종 말하곤 했다. 


그렇게 명탐정 코난 팬질은 지금까지 이어온다. 물론 그때만큼 만화책을 자주 읽지 못한다. 

그래도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살 때 마다 매번 '명탐정 코난' 을 검색해서 신간이 나왔는지 확인을 하고 장바구니에 넣는다. 현재 명탐정 코난 95권까지 나왔는데 이제는 제발 좀 결말을 내줬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뭔가 사건들도 단순 사건들이 점점 많아지고 예전만큼 기발한 트릭, 사건이 없다. 그래서 요샌 명탐정 코난 책을 사면 1~2번 읽고 잘 안읽게 된다. 그냥 이제는 코난 만화책을 수집하는게 습관이 되었으니. 

최근 "명탐정 코난"이 곧 결말이 나온다! 라는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를 기사가 한번 떴는데 그 소식은 썩 반갑지 않다. 왜냐면 최근까지 이야기 전개상 머지않아 곧 결말이 난다는 것은 정말 급결말인 거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검은 코트 사나이가 있는 의문의 조직에 관련된 전개가 많이 더디다. 결말이 난다는 것은 결국 이 조직을 소탕하거나 뭔가 하는 거 이지 않겠는가. 얼른 끝을 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그렇다고 급 결말은 안돼! 라는 모순적인 생각이 공존한다. 


여튼 요즘 현실 세계(?)에서 점점 명탐정 코난이 보여서 뭔가 반갑다. 언제 한번 날잡고 명탐정 코난 1권부터 95권까지 정독한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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