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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 Mar 08. 2021

FOMO보다 JOMO를 즐기기로 했다.

모두가 클럽하우스를 할 필요가 있을까

언젠가부터 새로운 것이 유행하면 "인싸"라는 단어가 꼬리표처럼 달라 붙기 시작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뭔가 이상하다. 내가 대학교를 다닐 때만 하더라도 "인싸"는 지극히 평범하게 대학 생활하는 다수의 학우들이었고 다른 학우와 교류 없이 혼자 학교를 다니는 소수를 "아싸"라고 지칭했다. 


그런데 요즘엔 소수의 트렌드 세터 혹은 패스트 팔로워들이 스스로를 "인싸"라고 지칭한다. 그리고 다수의 사람들은 "요샌 그런게 있대, 그걸 해야 인싸라던데" 하면서 "나도 그렇다면 해봐야 하나" 라고 휘둘리기도 하고 "난 그냥 아싸할래" 하고 뒷짐지고 인싸라고 외치는 사람들을 관망하기도 한다. 나도 예전엔 전자였는데 지금은 후자에 가깝다. 

스타트업 마케팅을 하면서 새로운 트렌드와 IT 소식 보는 것을 여전히 좋아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이 생기면 빨리 써보는 편이었다. 스타트업계에 있으면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신박하고 좋은 서비스들에 대한 소식에 자연스레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기 마련이다. 특히 창업을 해본 사람들은 대부분 비즈니스 모델, 창업 아이템을 찾느라 매일매일 어떤 것이 이슈이고 핫한 것을 파악해야 한다. 그래서 요새 소위 말하는 인싸들은 대부분 스타트업 쪽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특히 클럽하우스는 이 현상을 대표적으로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현 시점에서 비록 아이폰 유저만 사용할 수 있지만, 전 세계 유명 인사들이 하는 대화들을 엿들을 수 있다는 점과 초대장을 받은 사람만 이용할 수 있다는 일종의 폐쇄성은 그 세계에 속해있다는 것 자체로 우월감을 준다. 그래서 괜히 '클럽하우스'에 들어갔다는 것 자체로 인증을 남기기도 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한다는 것을 본인이 이용하는 SNS에도 공유하며 자신의 인싸력을 과시한다. 


인싸가 되고 싶은 욕망을 영어 단어로 표현하면 FOMO (The fear of missing out)가 가장 적합할 것이다. 뒤쳐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 새로운 것이나 이벤트가 생기면 마치 해야할 거 같은 그런 심리. 나도 한창 스타트업에서 일할 땐 이 FOMO 로 인해 굳이 내가 관심 있는 영역이 아님에도 괜히 알아보고 관심있었던 척, 인싸력을 과시한 적이 있었다. 그러다가 퇴사를 하면서 신기하게도 자연스레 FOMO 심리가 사라졌다. 예전 만큼 마케팅 관련, 트렌드 관련 영상이나 페이스북 글을 보는 횟수도 줄어들었고 대신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는데 시간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즉, JOMO (The joy of missing out) 하기 시작했다. 


JOMO는 FOMO의 완전히 반대되는 감정으로 아싸가 되는 즐거움, 딱히 어딘가에 연루되지 않고 자유로움을 즐기는 감정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FOMO 보다 JOMO를 즐기는 사람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아래 특징은 해외 insdier https://www.insider.com/what-is-jomo-2018-7 를 참고했습니다) 


1. 자신의 현재를 사랑한다. 

만약 계속해서 유행에 뒤쳐진다는 것을 강박적으로 두려워한다는 것은 자신의 삶 있는 그대로 즐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남들의 삶을 자신의 삶과 비교하게 되고 남들이 앞서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을 계속 신경쓰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뇌 한켠엔 걱정과 경쟁 심리에 대한 욕망이 작동하게 되는데 이것이 심해지면 실제 당신의 삶 우선 순위가 뒤죽박죽 될 수 있다. 


소셜미디어상 크게 의미없어보이는 경험들에 대한 FOMO 심리를 가지는 것보다 우리는 진짜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들을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필요 있다.


2. 세상과의 연결에서 잠시 단절할 수 있다는 것 

기술이 발전되면서 우린 24시간 연결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메시지를 보내고 1시간 이내 답이 안오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수시로 SNS나 포털들을 들락날락 거린다. 


실제로 링크드인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70%이상의 직장인이 그들이 퇴근, 휴가 중에서도 완전히 세상과의 일을 끊을 수 없다(Disconnect) 라고 한다. 

Justin Bariso 란 한 작가는 어느날 가족이랑 여행을 갔는데 딸 아이가 놀아달라고 재촉하자, 자신이 계속해서 재출판 관련 이메일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이후 JOMO에 관련된 기사를 썼다. 

이는 나 역시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난 배낭 여행을 할 때 혹시나 소매치기들의 대상이 될까봐 가급적 스마트폰을 밖에서 꺼내지 않는다. 대신 그 지역 관광안내소에 가서 종이맵을 얻어 아날로그 식으로 여행하는 편이다. 간혹 한국인들이 많은 여행지에 가면 동행자가 있음에도 대부분 이동 중에 동행들과 대화를 나누고 여행하는 순간을 즐기는 것보단 따로 인터넷 서칭을 한다던가, SNS 구경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현실에서 잠시 자유롭고 싶어서 여행을 하는데 왜 그 현실과 연결을 끊지 못하는 걸까란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3.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줄 안다. 

어떤 사람은 선천적으로, 스위치를 온오프하는 것에 능하다.(여기서 스위치는 자신의 관심사가 아닌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 가지지 않는 것을 비유한 단어라고 보면 된다) 그들은 혼자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그들이 파티나 중요한 행사, 이슈를 놓쳐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내향적인 사람들이 혼자만의 시간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자신이 좋아하는 것, 더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비중을 두기 때문이다. 

실제 한 연구에 따르면 FOMO는 SNS 사용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SNS를 통해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보다 훨씬 빠른 트렌드와 이슈를 접하기 때문이다. 가끔은 TMI라고 할 정도로, 많은 정보들이 공유되고 있고 그만큼 FOMO 감정을 유발한다. 또한 스트레스와 고난, 수면부족 등 부정적인 감정이 들 때 FOMO 감정을 더 많이 느낀다고 한다. 


정리하자면, 내가 굳이 관심 없는 영역까지 남들 다 한다고, 따라해보는데 힘쓰기 보단 정말 내가 관심있는 영역에 힘을 쏟는 것이 자신의 정신 건강에도 좋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인싸가 되는데 내 에너지를 쓰느니 그냥 아싸가 되어 내 에너지를 충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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