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킹에 대해 1도 모르는 내가 베이킹 프로그램을 보기 시작했다.
브런치 넷플릭스 스토리텔러로 선정되어 넷플릭스 멤버십 및 소정의 상품을 지원 받았으며, 넷플릭스 콘텐츠를 직접 감상한 후 느낀 점을 발행한 글입니다. 스포는 없으니 편하게 감상해주세요^^
혼자 살기 시작한지 어엿 10년이 넘었음에도 나는 요리를 즐겨하지 않는다. 참을성이 다소 부족한 탓인걸까. 재료를 구매하고 손질하고 요리를 하는 것은 되게 귀찮게 느껴졌고 집에선 간단하게 뚝딱 해먹을 수 있는 오트밀이나 샐러드, 샌드위치 등만 해먹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리 관련된 프로그램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만 집중적으로 파는 편이었다. 요리왕 비룡을 감명깊게 본 초등학생이 이후 고등학생 때 고든램지의 "헬스키친"에 눈을 뜨면서 "마스터쉐프 US" "키친 나이트메어" 등으로 입덕, 심심할 때마다 가끔 유튜브에 해당 영상을 틀어놓곤 했다. 사람들이 먹방을 보면서 흔히 대리 만족을 느낀다고 하는데 난 먹방이 아닌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보면서 대리 만족을 느낀다. 덕분에 서양의 다양한 요리와 디저트에 대한 상식을 일반 한국 사람들에 비해 꽤 많이 습득한 편이라고 할까.
요리 + 대결 이란 조합을 좋아할 뿐, 단순 '요리' 프로그램은 거의 보지 않는다. 내가 직접 요리를 할 것도 아니고 뭔가 지루하단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어느날, 뇌에서 당에 대한 욕구가 폭발적으로 솟구쳤다. 코로나 때문에 1일 1 케이크를 하다가 운동을 다시 시작하면서 케이크를 끊으면서 금단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신기하게도 넷플릭스는 내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나디야의 행복한 베이킹 Nadiya Bakes> 를 추천했다. 아니, 넷플릭스에 굳이 베이킹과 푸드를 검색하지도 않았고 여기에선 요리 관련된 프로그램을 본 적이 없는데 대체 어떻게 적시에 내 앞에 이 프로그램을 내놓았는지 여전히 신기할 따름이다. 이제 넷플릭스 알고리즘은 관심법까지 쓰는 걸까.
이 TV쇼는 나디야 후세인 (Nadiya Hussaine)이란 영국 요리쇼 우승자가 자신의 베이킹 레시피를 소개한다. 얼핏 보면 다른 베이킹 프로그램과 그리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 호스트는 "워킹맘, 바쁜 여성들을 위한 일종의 Trick 으로 시간을 절약하면서 훌륭한 디저트를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것에 초점을 둔다.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은 일단 색감이 너무 예쁘다. 정말 베이킹 인스타그램이 TV 프로그램으로 제작되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또한 나디야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베이킹 하는 내내 전염되어 괜히 흐뭇해진다. 본인이 개발한 레시피에 대해 붙인 이름도 재미있다. 가령, "Money can't buy you happiness Brownie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 브라우니)" 처럼.
단순 요리 레시피 프로그램이라면, 내가 직접 요리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몇 분 보다가 꺼버리는데 이 프로그램은 은근 30분이란 시간동안 집중하게 만든다. 호스트가 입담이 좋아서 단순 레시피 소개하는 것 이상의 흡입력이 있다. 일반적인 레시피에서 벗어나 본인만의 독특한 베이킹 레시피 및 꿀팁을 알려주기 때문에 "대체 어떤 디저트가 나올까"라는 궁금증으로 끝까지 보게 된다고 할까. 베이킹을 한 후 해당 디저트를 밖에 들고가 직접 맛보는데 정확한 맛표현과 행복하게 즐기는 모습은 디저트를 먹고 싶단 대리만족을 제대로 충족시킨다.
만약 나 처럼 디저트가 너무 먹고 싶은데, 건강 관리 등으로 디저트를 자제하는 경우 혹은 뭔가 보기만 해도 힐링과 쾌감이 느껴지는 영상을 보고 싶다면 넷플릭스의 <나디야의 행복한 베이킹>을 추천한다. 베이킹에 1도 관심 없을 지라도, 계속 바라보게 되는 달콤한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