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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피터 Jul 14. 2021

삶의 태도

이정표

삶의 태도를 바꾼다는 것. 그것이 이토록 불안한 것인지 몰랐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아마 내가 특별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지금 이 기록들을 남긴다. 이 모든 과정은 지나고 난 다음에는 다시 기억하여 적을 수 없는 기록들이 될 것이며 다 지난 후에는 지금과는 다른 감상이 남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이런 글이 나 말고 그렇지만 나와 비슷한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본다. 세상에 비슷한 글이 어딘가에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마주치지 못했기에 인연이 있는 누군가에게 닿아 작은 희망이 되기를… 그리 되도록 끝까지 노력해보려 한다.


마치 알코올 중독자가 치료과정을 수기로 남기는 기분으로 이 글을 쓴다.


그동안 나에게 화가 많이 나 있었다. 본인이 자신의 마음대로 컨트롤되지 않는 것이 너무 힘이 들었지만 문제가 나 자신이기 때문에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도 없었다. 무엇이 문제인지 고민이 많았지만 이제야 어느 정도 작은 힌트를 찾은 것 같다. 내 마음이 너무 방어적이었으며 그것이 오히려 내면이 더 크게 성장할 수 없도록 스스로를 학대하면서 괴롭히고 있었던 것이다. 변화를 원하면 무엇이든 일단 도전을 하고 시도를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깨어지고 넘어지는 것은 상수다. 그것을 부정하고 아무런 상처도 없이 도약하고 변화하겠다고 욕심을 부리면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제자리걸음이 되는 것이다.


아니면 남들 눈에 맞추어 자신을 속이면서 계속 그렇게 살아도 되겠지만 그렇게 살 수 있는 사람이면 이렇게 괴롭지도 않을 것이기에 마음과 몸이 이상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으면 죽기 살기로 무엇이든 해보아야 하는 것이다.


나의 마음이 치유된다는, 생활이 바뀌게 될 것이라는 아무 보장도 없이 무턱대고 시작한 일이지만 글을 쓰기 시작하고 그래도 나름의 방향성과 형체가 느껴지기에 여기 또 하나의 이정표를 남겨두려 한다. 솔직히 말하면 요즘이 마음이 가장 불안한 그런 단계인 것 같다.


타협하는 태도, 대범함, 그리고 너그러움 쉬운 말들인 것 같지만 나 같은 겁쟁이에게 절대 쉽지 않은 것들이다. 좀 더 수용적으로 거시적으로 볼 수 있는 시야 역시 말만으로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통찰이 없이 그런 것이 가능할 리가 없으니 말이다. 그런 것들을 내가 정말 가지고 있는지 또는 개발할 수 있는 품성인지 아직 확신이 없다. 단지 콜럼버스가 서쪽으로 가도 인도에는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만으로 항해를 시작하였듯이 나도 일단 용기를 내고 행동을 하는 것이다. 결국 어디에든 닿게 되겠지만 이왕이면 콜럼버스와는 다르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그 지점에 정확히 가 닿았으면 좋겠다.


마음의 태도를 바꾸고 세상을 다르게 접근한다는 것은 정말 불안한 일인 것 같다. 결국 내 허약한 마음의 가드를 조금 더 내린다는 말이고 그 말인 즉 외부에서 기인하는 불의의 습격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그냥 일상의 생활을 하는 것 즉 책 읽기와 생각 중에도 갑자기 마음이 자꾸 싸늘해진다. 마음의 온도가 이렇게 급격히 변화하는 것은 기존과 다른 태도로 내가 무언가를 접근하는 것이 스스로 불편하다는 뜻일 것이다. 유튜브나 그 밖의 정보를 검색하는 단계에서도 잠시 딴 길로 빠져 헤매고 있으면 마음이 급속히 불편해진다. 내가 좀 더 편안하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이 여러 개로 분화되어 있는 욕망들과 충돌하면서 뭔지 모를 불협화음을 만들고 있는 것을 느낀다. 그런 것을 아직 세밀하게 조정하고 감각할 수 없으니 그냥 큰 덩어리로 불안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스스로의 불안에 민감한 편이고 다른 사람이 느끼는 불안에도 역시 민감하게 촉이 선다. 모든 사람이 밖으로 불안을 흘리고 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간혹 가다 그런 사람을  때면 나는   있으면  사람에게 가까이 가지 않으려 한다. 나와  사람의 불안이 서로 반응하여 기분이 상하는 것을 피하고 싶기 때문인데 이런 회피 반응이 결코 바람직하지는 않다. 상대의 내면을 보고 듣지 않고 정확히 판별할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꾸 편견을 가지고 사람을 상대하고 그것이 나중에는 여러 오해를 만들  있음에도, 알면서 너무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점이 있었다.  점을 조금씩 고쳐 나가야 하고 무엇보다 지금  마음이 흔들리고 불안한 것을 어떻게 하든 안정화를 시킬  있으면 좋겠다.


많이 걷자. 일단 좀 걷자. 그리고 자전거도 많이 타자. 생각은 줄이도록 하자. 글을 쓴다고 요즘 너무 잡다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서 그래서 더 불안이 가중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도 글은 꾸준히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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