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재미있게 보았던 드라마가 있었다. 남궁민과 김지은 주연의 SBS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이다.
시작하면서 정말 재미있게 보았는데 후반으로 갈 수록 무슨 이유인지 결방이 잦아지고 결국 조기종영이 되버린 조금 안타까운 드라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높은 시청률로 많은 관심을 받으며 마쳤다.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남궁민 배우는 드라마를 고르는 탁월한 안목이 있는 것 같다.
남궁민이 주연으로 나온 드라마중 인기를 끌지 못한 것이 별로 없어 보인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2019년에 방영되었던 스토브리그가 가장 좋았다.
'천원짜리 변호사'의 내용중에 남궁민의 변호사 사무실에 과거 남궁민이 사랑했던 여자를 살해한 범인이 방문해 본인을 알아보는지 테스트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범인은 '변호사 수임료가 진짜 1천원'인지 물어본다.
이때 남궁민은 '네 수임료는 1천원입니다. 초당...' 초당 1천원이라는 말에도 범인은 돈은 중요하지 않으니 사건을 맡아달라고 한다.
물론 이 변호사 사무실은 수임료를 1천원만 받고 어려운 의뢰인들을 도와주는 좋은 곳이다.
다만 이 경우에는 범인을 떠보고자 1초에 1천원이라고 맞받아친 것 같다.
만약 1초에 1천원이면 1시간에 3백6십만원이다. 하루에 2시간씩만 일을 맡겨도 하루에 7백2십만원의 수임료를 부담해야 한다. 물론 초당 1천원은 말이 안되지만 만약 수임료는 1천원입니다.라고 하고 고객과 상담을 유도한 뒤 분당 1천원이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 시간당 6만원이 된다.
'천원짜리 변호사'라고 홍보하며 고객을 모으고 모든 상담이 끝난 뒤 이렇게 시간당 6만원이라고 하면 어렵게 상담하러 온 의뢰인들은 의뢰를 할 수도 있다. 이미 투여한 시간과 노력이 있기 때문에 다른 변호사 사무실을 다시 알아보고 찾아가서 설명하는 노력이 힘들기 때문이다. 어떤 고객은 속았다는 생각이 들수도 있고 기분이 나쁠수도 있기 때문에 물론 좋은 마케팅 방법은 아니다.
이 상황과 설득전략 중 '문전걸치기' 전략이 있다. '문전걸치기'전략이란 단계적 요청법이라고도 하는데 1966년 심리학자 조너선 프리드먼과 스콧 프레이저의 연구에서 소개되었다. 상대에게 처음에는 부담감이 적은 사소한 부탁을 하고 이에 응하면 점차 더 큰 부탁을 해서 목표가 되는 요구사항을 들어주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예를들어 '아침 7시에 시작되는 실험에 참여하겠습니까?'라고 질문을 했더니 24%만이 하겠다고 대답을 했다. 반면 "실험에 참가하시겠습까?"라고 물어보니 56%가 하겠다고 했고 이어서 "시간은 아침 7시입니다. 그래도 하시겠습니까?"라고 물었더니 단 1명도 예외없이 실험에 참가하겠다고 답한것이다.
일단 시험에 참가하겠다고 답을 했으니 자신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모두 참여를 한 것이다.
즉 문전걸치기 전략을 활용하면 두배가 넘는 참가자를 참여시킬 수 있다.
요즘은 코로나로 인해 방문판매가 많이 줄었지만 예전 집을 찾아다니며 영업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때 판매인이 집 초인종을 누르고 '좋은 물건이 있는데 설명한번 들어보세요?"라고 이야기하면 어떨까? 거의 예외없이 모두 거절할 것이다. 하지만 "날씨가 너무 더워서 그러는데 혹시 물 한잔만 마실 수 있을까요?라고 이야기를 시작하면 상황이 조금 변한다. 일단 현관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게 되고 조금 더 이야기를 진행시킬 수 있다. 성공확률이 조금이라도 생기는 것이다.
'문전걸치기'전략은 처음에는 큰 부탁보다는 작은 부탁을 해서 거절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결국 큰 부탁도 들어줄수 있게 판을 짜는 것이다. "구경만하고 가세요"라는 점원의 말은 진짜 구경만 하고 가라는 말은 아니다.
고객과 상담을 할 때도 고객이 계속 '예(긍정의말)'를 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효과적이다. 부정적인 말보다 긍정적인 말을 계속 하게 되면 고객의 마음이 열리고 결국 내가 원하는 설득이 쉬워질 수 있다.
무슨일든지 단계적으로 일을 진행하면 끝까지 일을 달성하기가 쉬워진다.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첫눈에 반했다고 해서 바로 고백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때도 가벼운 차 한잔, 식사, 영화보기 등 조금씩 다가가는 것이 성공확률이 높다. 작은 허락이 모여 점점 더 가까워지고 결국 고백을 하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