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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희동 김작가 Aug 24. 2020

선풍기 날개를  닦다가



애썼다.

수고했다

한 여름내 수고한  선풍기 날개를 닦는다.


내 몸에 끈적 끈적 붙어있던 짜증이

답답했던 투정들이

까만 땟국으로 묻어난다


시원한 바람 불어주는  앞에서

바람개비 돌리느라

 너의 가슴 뜨겁게 달아오르는 줄 몰랐다.


숙명이라고?

말을 했어야지

표현하지 않는 네가 답답하다


수고했다

애썼다

이 말 한마디면

찌든 묵은 때도 이렇게 벗겨지는데


날개가 부러지지 않는 한

내년 여름에도 너는 하염없이

바람개비를 돌리고 있겠지


고마움도 모르는 그는

오십견이 도진 줄도 모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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